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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AFP통신 등은 5일(현지시간) 전날 인도 북부 펀잡 주와 서부 해안의 고아 주에서 지방선거 투표가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들은 주의회 의원과 인도 의회 하원 의원(로크 사바)을 선출하게 된다. 우타르 프라데시 주는 11일부터, 우타라칸트 주는 15일부터 투표가 시작되며 마니푸르 주는 3월 4일과 8일에 진행된다. 모든 주의 선거 결과를 종합한 최종 결과는 다음달 11일 발표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선거는 모디 총리가 지난해 11월 단행한 500루피(약 8500원)·1000루피(약 1만 7000원) 권 등 고액권 지폐 사용 중단 조치로 인해 초래된 경제적 대혼란 이후 처음으로 치뤄지는 선거다. 이에 모디 총리의 정책에 관한 인도 국민들의 민심이 드러날 것으로 보여 더욱 주목된다.
세금 탈루와 부정부패를 막겠다는 이유로 실시된 이 조치로 유통되던 화폐의 약 86%의 사용이 중단, 은행 등 금융기관에 접근성이 떨어지는 인도의 서민 수백만명이 현금 부족으로 고통을 겪었고 인도의 경제성장률도 저하되는 등 커다란 부작용이 발생한 바 있다.
펀잡과 고아 주에서는 투표소 밖까지 사람들의 줄이 늘어서는 등 유권자들의 투표 열기가 높았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투표소 주변에는 군 병력이 대거 동원돼 투표소 주변을 경비하고 있다.
특히 우타르 프라데시 주의 선거 결과가 모디 총리에게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지역은 인구가 가장 많이 밀집한 곳으로, 2014년 모디 총리가 이끄는 집권당인 인도국민당(BJP)이 의회 의석 80석 중 71석 획득하는 대승을 기록하며 다수당을 차지한 곳이다. 인구가 가장 많기 때문에 하원 의석 수도 가장 많아 BJP로서는 이 지역에서의 승리가 절실하다.
인도의 정치 평론가 아조이 보스는 “이번 선거에서 우타르 프라데시가 커다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BJP가 우타르 프라데시에서 진다면 당에게나 모디 총리 자신에게나 거대한 차질이 발생하게 된다”면서 “아무도 꺾을 수 없는 큰 정치적 힘으로 정책을 추진해온 모디 총리의 신화를 부수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쟁자들의 활약도 위협적이다. BJP는 우타르 프라데시 주에서 제1 야당인 국민회의당(INC)의 네루 간디 부총재와 손잡은 사마지와디당(SP)의 아크힐레시 야다브 우타르 프라데시 주(州) 총리와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 불가촉천민 ‘달리트’ 출신 여성 정치인이며 우타르 프라데시 주 지역정당 바후잔사마지당(BSP) 총재인 마야와티 쿠마리도 총 인구의 5분의 1을 차지하는 달리트의 지지를 받고있다.
현재 BJP가 연정을 통해 권력을 잡고 있는 펀잡 주에서는 집권 세력에 대한 강한 반감과 화폐 사용 중단으로 초래된 혼란에 대한 커다란 분노가 유권자들 사이에 들끓고 있다. 보스 평론가는 “사람들의 분노가 직접적으로 모디 총리를 향하고 있으며, 이는 투표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2년 창당된 신생정당인 암아드미당(Aam Aadmi Party·보통사람의 당)도 주정부에 대한 사람들의 불만을 파고들며 지지세를 얻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지방 선거의 결과가 모디 총리가 재선을 노리고 있는 2019년 선거에서 그가 정권 2기를 맞이할 수 있을지 판별될 것으로 보고 있다. 보스 평론가는 “모디 총리에게는 명운을 건 선거”라고 말했다.
차기 인도 대통령 선출에도 관련이 깊다. 현임 국민회의 출신 프라나브 무케르지 대통령은 오는 7월로 임기가 끝난다. 의원내각제를 채택하고 있는 인도에서 대통령은 실제적 권력이 없는 상징적 국가 원수에 가깝지만 정치적 위기 상황에서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 대통령은 상하원 및 전국 주의회 의원들로 구성된 선거인단의 투표 결과로 선출되기 때문에 모디 총리가 자당 출신을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우타르 프라데시 주를 우선 승리한 뒤, 최소 1개 주 이상에서 더 승리를 거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