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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찬 2017년 정유년(丁酉年) 새해를 맞아야 하지만 대한민국의 현실은 결코 녹록지 않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불거진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지난 12월 9일 국회에서 가결되는 과정에서 대한민국은 이미 탄핵정국으로 비상시국이다.
국내적으로는 심각한 정치적 불안정 속에서 한계 기업과 가계 부채, 잠재성장률 저하, 주택시장 위축 등의 경제적 위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강력한 보호무역주의를 내건 도널드 트럼프 미국 새 행정부의 출범과 미국의 금리 인상,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등의 대외 변수도 경제 위기와 불확실성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특히 집권 6년차에 접어든 김정은 북한 정권의 핵·미사일·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능력 고도화와 불가측성, 트럼프 미 새 행정부의 첨예한 중국 갈등과 강경 대북정책 전망,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 문제 등은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안보·군사적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주한미군 배치와 한·일 간의 일본군 위안부 협상 진행 문제도 국내외적으로 진통이 예상된다.
무엇보다 2016년 올해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 탄핵안 가결로 2017년 새해는 대한민국 정치사에 있어 격동의 한 해를 예고하고 있다.
박 대통령에 대한 최종 탄핵 여부를 떠나 이미 예정돼 있는 19대 대통령 선거를 통해 대한민국 정부의 새로운 리더십을 세우고 국가를 대개조해야 하며 국민을 하나로 묶어 재도약하는 계기를 만들어 내야 한다.
홍성걸 국민대 교수(행정정책학부)는 29일 아시아투데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대한민국이 위기일수록 지금까지 해오던 나쁜 관례나 관행을 바꿀 수 있는 기회도 되기 때문에 위기를 발전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홍 교수는 “지금 위기가 기회인데 어떤 개인이나 정당들, 개별 정치 세력들이 자꾸 눈 앞의 작은 정치적·단기적 이익으로만 활용하고 있다”면서 “국민들이 믿을 수 있는 정치지도자들이 없기 때문에 국민들이 절대로 휘둘리지 말고 잘 가려 판단해서 정치를 새롭게 바꿔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필상 서울대 교수(경제학부·전 고려대 총장)는 “지난 1997년 외환위기는 외환이 부족해서 나타난 일종의 급성위기로 발빠른 구조조정을 통해 살아날 수 있었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구조적으로 산업이 붕괴되고 경제구조가 무너지는 만성위기로 신속한 구조조정과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지 않으면 안 된다는 근본적인 위기 인식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내년 탄핵정국이 언제 끝날지도 모르고 또 끝나면 바로 대선 국면에 들어가면 경제정책이 완전히 방향 감각을 잃을 수도 있다”면서 “그렇게 되면 정말로 우리 경제를 근본적이고 제대로 구조개혁을 할 시기를 놓치게 된다”고 우려했다.
이 교수는 “지금이라도 정부가 모든 정치 논리를 배제하고 경제에 대해 최고 권위를 가진 전문가들로 비상경제대책위원회 같은 것을 만들어 진단하고 대책을 세우면 국민들도 이해하고 다 같이 경제를 살리는 한 해가 시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우창 고려대 명예교수는 “올해 정말로 여러 사건들과 정신없는 일들이 많았지만 나라가 크게 흔들리지 않은 것은 그만큼 나라의 근본이 괜찮다는 것 같다”면서 “정치인들이 자꾸 문제를 크게 만들어서 나라를 흔드려고 하는데 거기에 국민들이 흔들려서도 안 되고 흔들릴 필요도 없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우리 국민들이 정치인들과 상관없이 자기 일에 충실하고 국민과 국가를 지탱해 나가면 좋을 것 같다”면서 “정치인들의 권력투쟁에 너무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고 국민들이 크게 흔들리지 않는 것을 보면 국민 전체의 힘이 정치인들의 힘 보다 사실 많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진단했다.
김윤철 경희대(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무엇보다 대한민국 재설계를 위한 좋은 정부를 구성하는 것이 핵심적 과제로 본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지금 정치적 리더십이 취약한 상태에서는 정치권의 재편은 불가피한 상황”이라면서 “내년 대통령 선거 전에 정치권 전반이 요동치고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정치권이 민심을 살펴 정치가 민심을 담아 내도록 노력해야 한다”면서 “시대에 조응해 나가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해 지역주의를 탈피하고 민심과 괴리돼 있었던 정치인들만의 정치권에서 탈피하는 그런 기회를 주어졌으며 잘 활용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