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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저성장 시대의 유통산업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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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16. 12. 12. 06:00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서교수님 증명사진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2016년은 한국 경제의 한계가 본격적으로 드러난 한 해였다. 상반기에 이미 잠재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하반기 들어서 한국 근대 정치 역사상 최악의 스캔들로 국내 소비자의 소비 심리 또한 크게 위축됐다. 더 큰 문제는 소비불황이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소매 업태에 따라서는 상황이 판이하다. 편의점과 면세점 산업은 비교적 지속 성장을 하고 있는 반면 대형마트·백화점·TV 홈쇼핑 등은 정체기를 겪고 있고 전통시장의 쇠퇴는 계속되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저성장이 고착되면서 ‘만들면 팔리고, 팔리면 행복한’ 유통(流通) 흐름에 고장이 생긴 것이다. 저성장 시대 유통을 원활하게 만들어 소비를 촉진하고 잠재 경쟁력을 끌어 올리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근본적인 사고의 전환을 필요로 한다.

첫째, 영업력을 2배 이상 키워야 한다. 신규고객이 더 이상 만들어지지 않는 시장에서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존고객과의 관계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 이전보다 고객친화력이 두 배 더 중요한 셈이다. ‘일본의 이케아’로 불리는 니토리는 이케아보다 3cm 낮은 높이의 책상으로 고객들을 배려하고 ‘디자인 스튜디오’에서는 맞춤형으로 가구를 제작해 서비스하고 있다. 홈센터 한즈만은 22만개 상품을 제공하면서 업계 평균 3배 정도의 판매원을 배치하고 있다. 결국 고객의 모든 니즈에 대응하는 영업력이 지속성장의 비결이다. 영업은 철저하게 ‘을’의 자세를 견지하는 것이며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는 ‘해결사’가 되는 것이다.

둘째, 오프라인 온라인 양쪽에 모두 거점을 확보해야 한다. 지금 세계 유통시장은 거대한 변화에 휘말리고 있다. 월마트 시가총액의 10분의 1에 불과했던 아마존의 주식 가치가 불과 10년만에 오프라인 세계 최강자인 월마트의 2배에 육박하고 있는 변화를 보면 이제 오프라인 매장에만 의존하는 기업의 미래가 없어지고 있음을 직감할 수 있다. 이제 유통기업은 길목 좋은 매장을 점유하는 판매 서비스업이 아니라 모바일기기를 통해 고객과 24시간 소통하는 정보처리업으로 진화했음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구매후 경험이 즉각적으로 피드백되고 검색이후 미래 고객이 결정되는 평판산업으로 업(業)의 정체성이 변하고 있다. 오프라인·온라인의 경계가 무의미해지고 산업의 정체성이 변하는 시장에서 유통업은 양채널을 융합한 옴니채널 비즈니스로 전환을 모색해야 한다.
셋째, 유통산업은 더 이상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만을 상대하는 내수산업이 아니다. 국경없는 쇼핑은 이미 현실이다. 면세점과 인터넷 쇼핑을 통해 해외 유통업체로부터 가성비 높은 브랜드 제품을 구매하는 한국 소비자의 수가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반대로 생각하면 국내 유통업도 이제 국내를 방문하는 모든 외국인 방문객과 인터넷에 접속하는 전 세계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글로벌 비즈니스로 발전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국내 유통 대기업은 해외에 거주하는 잠재고객을 대상으로 보다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할 필요가 있고, 정부는 ‘코리아 세일 페스터’와 같은 쇼핑 이벤트를 글로벌 이벤트로 육성해야 한다. 지방정부도 전통시장과 쇼핑시설을 관광상품으로 인식하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필자가 최근 방문한 하남시 스타필드 쇼핑몰의 경우 1일 목적 관광지로서 손색이 없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쇼핑이 관광이고 관광 체험이 쇼핑인 시대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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