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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문 열린 트럼프 시대…대이변에 당혹한 세계 앞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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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아 기자

승인 : 2016. 11. 09. 17:18

“모든 미국인을 위한 대통령이 되겠다.” 도널드 트럼프가 제45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다. ‘대이변’을 연출한 트럼프의 승리는 전세계적으로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트럼프는 대통령 당선이 확정된 9일(이하 현지시간) 미국을 향해 “하나의 단합된 국민이 되자” “모든 미국인을 위한 대통령 되겠다”고 선언했다. 또 세계를 향해 “미국을 우선하지만 모든 국가를 공정하게 대하겠다”고 약속했다.

트럼프는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과 초접전을 벌이면서도 격전지인 플로리다를 포함한 오하이오·펜실베니아 등 경합 주에서 승리를 거머쥐며 사실상 당선을 확정지었다. 특히 29명의 선거인단 수가 걸린 플로리다는 최대 격전지였다. 이외에도 경합 주인 노스캐롤라이나와 텍사스·인디애나·켄터키·조지아·웨스트버지니아·오클라호마·테네시·미시시피·앨라배마·사우스캐롤라이나·아칸소·캔자스·네브래스카·와이오밍·노스다코타·사우스다코타·유타 등에서 승리하며 선거인단의 과반을 넘긴 276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해 승리를 확정지었다.

기성 정치인이 아닌 ‘아웃사이더’가 미국 대통령이 된 것은 사실상 240년 미 역사에서 최초의 일로, 트럼프는 미국의 부동산 재벌이자 거침없는 언행으로 선거 기간동안 내내 이슈메이커로 화제에 올랐다. 보호무역주의를 줄곧 주창해온 트럼프는 지난해 6월 16일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라는 슬로건으로 대선 출사표를 던졌다. 이후 고립주의를 주창하고 동시에 자유무역주의를 비판해왔다.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세계 경제는 보호무역주의의 물결로 인해 다시 침체기로 빠져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트럼프는 기존의 무역협정을 전면 재검토하고 중국과 멕시코에 각각 45%, 35%의 관세를 부과,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할 것이라고 공언해왔다. 이 같은 보호무역주의가 이끄는 저성장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방해하고 무역전쟁을 촉발, 이에 따른 금융위기도 예고된다.

세계무역기구(WTO)는 보호무역주의로 인해 올해 글로벌 교역 증가율 전망치를 2.8%에서 1.7%로 하향 조정했고, 내년 전망도 3.6%에서 1.8∼3.1%로 하향 조정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앞서 트럼프가 주창하는 보호무역주의가 실현될 경우 글로벌 경기침체는 장기화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유럽연합(EU)이 영국의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와 난민으로 인해 분열·양극화 현상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발 보호주의의 바람은 더욱 거셀 것으로 보인다. 반면 트럼프의 당선을 원했던 러시아는 미국과 이전보다 밀접한 관계 개선을 바랄 수 있는 시점이다.

트럼프는 국방정책에 있어서도 자국 우선주의를 채택하며 동맹과 마찰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아졌다. 중동의 미군 철수를 비롯해 한국과 일본의 방위비 부담금을 증가시킬 경우 아시아 내 긴장감은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일본은 트럼프 정부와의 신뢰관계 구축에 돌입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가와이 가쓰유키(河井克行) 총리보좌관에게 다음주 미국을 방문하도록 9일 지시했다.

트럼프 당선으로 한미관계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경희대 교수는 이날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당선과 관련해 “자유무역을 부정하고 한미동맹을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하는 정권이 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한국인들은 지금까지 당연하다고 생각했었던 것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며 “이번 주 한국과 지난 주 한국은 완전히 다르다”라고 전했다.

중국의 반응도 뜨겁다. 런민(人民)대학의 마샹우(馬相武) 교수는 “트럼프의 당선은 안보만 볼 때는 중국에 나쁘지 않다. 그는 자신의 공약대로 피봇 투 아시아, 다시 말해 아시아 회귀 정책을 재고할 가능성이 높다. 또 가능하면 세계 경찰의 역할도 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반면 보호주의 색채를 띌 경제 쪽에서 보면 중국에 좋지 않아 보인다. 임기 내내 통상 압력을 가할 것으로 본다”면서 중국의 손익과 관련해 분석했다.

경쟁자였던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은 이날 트럼프에 전화를 걸어 패배를 인정했다. 입장 표명은 하지 않았다.

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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