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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비 규제’ 클린턴·‘보호 무역’ 트럼프…현대차그룹, 친환경차·현지 생산 강화

‘연비 규제’ 클린턴·‘보호 무역’ 트럼프…현대차그룹, 친환경차·현지 생산 강화

기사승인 2016. 11. 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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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자동차가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에 따른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의 자동차 산업 공약이 연비 규제, 보호무역주의로 대표되는 만큼 누가 되더라도 대대적인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대·기아차는 클린턴이 당선되면 친환경차, 트럼프의 경우엔 현지 생산 비중을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8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올해 현대차의 3분기 누적 글로벌 판매량 359만3000대 중 미국에서의 판매량은 총 58만8000대(16%)를 차지했다. 이처럼 현대차에 있어 미국은 중국 다음으로 중요한 시장이다. 무엇보다 미국 시장은 현대차그룹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고급차 브랜드인 제네시스의 시험대다.

클린턴은 오바마 정부와 마찬가지로 연비 규제 등 친환경차 정책을 펼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기업평균연비규제(CAFE)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0.1mpg(0.043㎞/ℓ)에 대당 14달러의 벌금을 내야 한다. 2015년식 현대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평균연비는 27.4mpg로 기준(30.0mpg)보다 낮았다. 기아차의 경우 승용 모델의 연비가 34.1mpg로 기준인 35.6mpg에 미달했다.

따라서 현대차는 클린턴이 대통령이 되면 친환경 전용 모델인 아이오닉 일렉트릭 등으로 연비 규제에 대응할 계획이다. 최근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최근 미국 연비 시험에서 136mpge를 달성했다. 기아차는 내년에 친환경 소형 SUV인 니로를 미국에 출시한다. 현재 라인업에 없는 니로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와 전기차 모델의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문제는 클린턴이 아닌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비판적인 트럼프는 멕시코산 미국 수출 차량에 대해 35%의 과세 부과를 공언했다. 현대차보다 미국 생산 비중이 낮은 기아차의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지난해 현대차의 미국 판매량 76만2000대 중 57만3000대(75%)를 현지서 생산했다. 같은 기간 기아차는 62만6000대 가운데 26만7000대(46%)를 미국서 만들었다. 양사 모두 현지 자동차 시장 평균인 79%보다 낮은 수치였다. 특히 지난 9월 기아차는 연산 40만대 규모의 멕시코공장을 준공하고 생산량의 60%를 미국에 판매할 계획이었다. 트럼프의 공약이 현실화되면 멕시코산 기아차 모델의 미국 시장 가격경쟁력은 떨어진다.

아울러 트럼프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 고급차 시장을 노리는 제네시스 판매가 영향을 받는다. 제네시스 G90(국내명 EQ900)와 G80 모두 울산공장에서 전량 생산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두 후보 중 누가 되든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는 지금보다 강화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다만 트럼프보다는 클린턴의 당선이 현대·기아차에 유리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는 “트럼프가 뽑히면 현대·기아차의 미국 시장 전략은 백지에서 재검토해야 될 수도 있다”면서도 “국내 공장 의존도를 지금보다 줄이고 미국 공장 비중을 늘려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유지수 국민대학교 총장은 “합법적인 로비를 통해 트럼프 진영과 연결고리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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