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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스타트업서 배운다] 10년째 로봇 만드는 남자…중국서 먼저 ‘러브콜’ 아이피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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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은 기자

승인 : 2016. 11. 09. 06:00

스마트홈 로보스틱 스타트업 아이피엘 김경욱 대표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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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보스틱 스타트업 김경욱 아이피엘 대표/사진=박지은 기자 @Ji00516
혁신 스타트업서 배운다 마루 이미지
영화 ‘아이언맨’의 주인공 토니 스타크는 인공지능 시스템 자스비와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한다. 자스비는 토니가 방에 들어서는 것을 미리 감지하고 커피를 내려둔다. 외출을 하겠다고 말하면 차를 대기시키는 것도 자스비의 역할이다. 가까운 미래엔 로봇이 가정마다 구비돼 생활편의를 도울 것이란 전망도 쏟아져나온다.

로보스틱 스타트업 아이피엘의 김경욱 대표가 가정용 로봇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대표 모델은 스마트홈 로봇 지니(Jini)다. 집안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가전제품을 켜고 끄거나 방범 기능을 수행한다. 인공지능 대화 기능을 탑재해 “오후 날씨 좀 알려줘”라고 말하면 “비가 올 예정입니다”라고 답해준다. 귀여운 외모와 스마트홈 기능 덕분에 중국에선 벌써 1400만달러 규모의 공급 계약도 체결했다.

김 대표는 로봇업계에서만 10년째 근무 중인 ‘로봇마니아’다. 경영학을 전공했지만 로봇이 각 가정에 한대씩 보급될 미래를 꿈꿨다. 5명의 로보틱스 핵심 개발자와 공동 창업해 KT에서 출시한 안드로이드 상용화 로봇 ‘키봇’ 시리즈를 만들었다.

스타트업 2년차인 아이피엘은 해외에서 먼저 가치를 인정받았다. 해외 시리즈 A투자(25억원)를 유치했고, 신용보증기금으로부터 ‘퍼스트펭귄’ 기업 가운데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 세계 3대 디자인어워드인 ‘레드닷 2016’에서도 로봇 분야 우수 디자인으로 선정됐다.
처음부터 승승장구한 것은 아니다. “국내에서 로봇분야에 도전하는 스타트업은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엄청난 자금과 많은 인력이 필요한 분야이기 때문에 개발에 어려움도 겪었습니다. 제품 개발과 공개가 늦어진 것도 이 때문이지요.” 로봇강국 일본의 경우 대기업 소프트뱅크가 로봇 기술을 주도하고 있다. 국내에선 최근 네이버가 실내 구조를 3D 지도로 만들어낼 수 있는 로봇을 공개했다.

로봇만 연구하던 김 대표에게 사물인터넷(IoT) 시장은 놓칠 수 없는 기회였다. “처음부터 스마트홈 기술을 적용한 신축 아파트는 아직 일부에 불과합니다. 가정에 있는 수많은 가전제품은 대부분 일반 제품이지요. 지니에 리모컨 조종 기술을 탑재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리모컨 조종 센서는 각 제품을 켜고 끄는 것은 물론 특정 동작을 지시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는다. 지니가 자율주행을 통해 제품 근처에 가면 사용자가 집 밖에서도 명령을 내릴 수 있다.

삼성전자, SK텔레콤, 네이버, 페이스북, 구글 등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주목하고 있는 음성인식 기술도 탑재했다. “현재로선 간단한 질문에 답을 해주는 정도지만 날씨, 주문, 교통정보 이 외의 카테고리에 대한 답변이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어제 프로야구 결과에 대해 알려줘’라고 질문하면 지니가 답변을 해주는 식입니다.” 지니에 탑재된 답변 기능은 서비스 제휴를 통해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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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 스마트홈 로봇 ‘지니’/사진=박지은 기자 @Ji00516
제품의 확장성을 위해 운영체제는 구글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했다. 김 대표는 “안드로이드 기반이면 스마트폰과 연동이 쉽습니다. 로봇공학자가 아니어도 로봇용 콘텐츠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안드로이드를 택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중국 내 로보스틱 스타트업들 가운데엔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로봇을 만드는 곳도 상당수다.

김 대표는 업무 역시 탄력적으로 진행해달라고 직원들에게 주문한다. 정해진 시간과 날짜까지 보고하는 기존 방식은 모두 없앴다. 대신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서로 머리를 맞댄다. 회의와 업무 일정은 각 팀에서 자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주도권을 줬다. “정기적으로 진행해야 하는 회의는 모두 없앴습니다. 회사 내 인트라넷만 잘 갖춰져 있어도 보고를 위한 회의는 하지 않아도 된다고 봅니다.”

다만 직책에 따른 호칭은 일반 회사와 다르지 않다. “직급을 부르지 않고 이름을 부른다고 수평적인 관계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직급은 그 사람이 지금까지 일을 해온 나름대로의 경력이고 만족도일수도 있거든요. 그 일을 해온 사람에겐 경력에 맞는 책임도 스스로 갖고있습니다.” 그는 이름을 부른다고 수평적인 문화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유롭게 토론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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