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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곳에서 1020번, 7022번 시내버스를 타고 3~4 정거장을 지난 후 자하문고개·윤동주문학관으로 표시돼 있는 버스정류장에서 내린다.
버스정류장에서 4차선 도로 너머로 보이는 건물이 암울했던 시절 처절하게 살았던 시인 윤동주의 민족사랑 정신과 문학사상을 기리기 위한 ‘윤동주문학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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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1917~1945.2.16.)의 일대기를 모티브로 옥중에서의 윤동주와 윤동주가 과거를 회상하는 부분을 교차적으로 구성한 흑백 영화 ‘동주’.
2016년 2월 개봉된 ‘동주’를 관람하고 젊은 시인의 삶을 되뇌고 싶은 내국인을 비롯해 한국과 같은 시대를 겪었던 중국인, 그리고 그 반대의 시간을 살았던 일본인 등 많은 사람이 찾고 있다.
시인 윤동주는 연희전문학교 문과 재학 시절 종로구 누상동에 있던 소설가 김송의 집에서 하숙할 때 거의 매일 아침 후배 정병욱과 함께 인왕산을 오르며 시심을 닦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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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대표작으로 사랑받는 ‘별 헤는 밤’ ‘자화상’ ‘쉽게 씌어진 시’ 등이 그 때 종로에서 하숙하던 시절에 쓰였다.
이런 연유로 서울시 종로구가 2012년 인왕산 자락에 버러둔 체 있었던 청운(동)수도가압장(약해지는 물살에 압력을 가해 다시 힘차게 흐르게 하는 시설, 제1 전시실)과 물탱크 2개(제2·3 전시실)를 개조해 재탄생 시킨 것이 ‘윤동주문학관’이다.
웅장하지는 않지만 반듯한 건축물과 흰색으로 마무리 한 외벽은 마치 순수 청년의 올곧은 삶을 대변代辯)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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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문학관’ 입구로 가는 길목엔 연희전문학교시절(추정) 교복을 입은 체 웃고 있는 순수 청년 윤동주의 얼굴과 ‘새로운 길’이라는 시를 철판에 구멍을 내는 방식으로 표현하고 있다.
‘새로운 길’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 마을로
어제도 가고 오늘도 갈
나의 길 새로운 길
민들레가 피고 까치가 날고
아가씨가 지나고 바람이 일고
나의 길은 언제나 새로운 길
오늘도...... 내일도......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문학관은 ‘제1전시실 : 시인채’ ‘제2전시실 : 열린 우물’ ‘제3전시실 : 닫힌 우물’ ‘별뜨락(휴식공간)’ ‘시인의 언덕(산책로)’ 다섯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출입문을 통과하면 윤동주 시인의 1944년 교토지방재판소에서 독립운동 죄로 징역 2년을 언도받은 판결문과 육필원고 등이 있는 제1전시실 : 시인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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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의 전시대에는 시인의 일상을 시간적 순서에 따라 배열한 사진자료들과 영인본이 있는 윤동주 시인의 숨결이 짙게 밴 공간으로 탐방객들을 순백의 세계로 안내한다.
전시장 한쪽에는 윤동주 시인이 생전에 즐겨보던 책들의 표지가 전시돼 있으며 꼼꼼한 성격의 소유자임을 유추할 수 있는 책마다 날짜 표기와 서명이 된 것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전시실 중앙엔 시인의 고향이자 무덤이 있는 용정에서 가져온 나무 우물을 시 ‘자화상’으로 이미지화하는 등 윤동주 시인을 잊지 않으려는 애틋한 마음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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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란 시의 한 대목을 그대로 전시실에서 살려냈다.
제1 전시실로 활용되고 있는 가압장 뒤편에서 발견된 깊이 5.9m에 이르는 2개의 물탱크(제2·3 전시실)는 윤동주 시인이 운명(殞命)했던 후쿠오카 형무소의 감방과 차가운 복도를 연상케 하고 있다.
윤동주의 시 ‘자화상’에 등장하는 우물에서 모티브를 얻어 용도 폐기된 물탱크의 윗부분을 개방해 중정(中庭)을 만든 곳이 제2 전시실 : 열린 우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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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1명이 통과할 수 있는 크기의 육중한 철문을 통과한 후 마주보이는 제2 전시실 하늘과 물탱크 벽체에 그대로 남아있는 물의 흔적이 시인의 허망한 죽음을 애도하는 듯 느껴진다.
또 하나의 용도 폐기된 물탱크를 원형 그대로 보존해 만든 제3 전시실 : 닫힌 우물에서는 시인의 일생과 시 세계를 엿볼 수 있는 영상이 상영된다.
영상을 상영하기 위해 철문을 닫으면 물탱크 위쪽의 구멍으로 들어오는 햇빛은 암울했던 시절의 한 가닥 희망을 지닌 채 살았었던 시인의 감정을 마주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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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 전시실, 시인의 일생·시 세계 영상 상영
총 15분간 흑백으로 처리된 영상물은 관람객의 가슴을 공허하게 만드는 듯한 음악과 함께 시 ‘서시’의 낭독 후 ‘별의 시인 윤동주’라는 타이틀로 시작된다.
아명은 해환 해처럼 밝은 아이라는 설명과 민족의식을 갖게 된 것과 일본 유학을 가게 된 배경, 후배 정병욱의 회고록 등이 소개된다.
정병욱은 회고록에서 “그의 성격 중에서 본받을 일이 물론 많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본받을 장점의 하나는 결코 남을 헐뜯는 말을 입 밖에 내지 않는 일이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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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유학 시절 창씨개명을 하기 닷새 전에 쓴 ‘참회록’ 육필 원고 여백에 담겨 있는 시인의 죄책감과 자괴감, 그리고 식민지 청년의 분노.
조선어로 시를 쓰며 불온한 사상을 전파했다는 죄로 일본에서 한반도에 가장 가까운 후쿠오카 형무소에 수감된 후 의문의 약물로 사망한 내용 등이 담겨있다.
문학관에서 나와 오른쪽 길로 올라가는 ‘시인의 언덕’ 중간에 커피와 다양한 음료, 간식거리 등을 맛보며 쉬어갈 수 있는 ‘별뜨락’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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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시인의 시집도 판매하고 있으며 한양도성 성곽길이 있는 북악산을 배경으로 담 끝에 자리잡고 있는 흰색의 바람개비가 순수 청년 윤동주의 미소 같기도하다.
별뜨락에서 조금 만 더 올라가면 산길 굴곡을 타고 오르며 바람을 맞을 수 있는 산책로 ‘시인의 언덕’에 다다른다.
한양도성 성곽길 인왕산코스 자락에 자리잡고 있는 ‘시인의 언덕’은 윤동주의 시인의 ‘서시’가 담겨있는 비석이 있으며 고즈넉한 서울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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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문학관에서 나와 왼쪽에 있는 자하문 지붕과 성벽을 보며 걸어서 1분만 정도만 가면 ‘부암동카페’ 거리가 시작하는 횡단보도를 발견할 수 있다.
횡단보도를 건넌 후 부암동카페 거리에서 유명한 ‘산모퉁이’까지는 대략 200m 정도 거리며 초입의 ‘clubespresso’를 비롯해 ‘soon’ ‘Art for Life’ ‘adela bailey’등이 있다.
카페 ‘산모퉁이’ 내 뒤쪽에 있는 2층과 1층 야외 자리에서는 인왕산 성곽길과 북한산 자락의 평창동 마을이 한눈에 시원스레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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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암동카페거리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Art for Life’는 한옥 옆으로 만들어져 있는 미로 같은 문을 통과한 후 계단으로 내려가면 숲속 정원에 묻혀 있는 듯한 자그마한 건물이다.
서울시립교향악단 출신 오보이스트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으로 커피를 비롯해 토마토 카프라체, 알리올리오 스파게티, 스테이크 등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부암동카페거리 초입의 횡단보도를 건너기 전 도로변에는 중국 만두의 한 종류인 포자(바오쯔)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천진포자’, 영양떡볶이·카레·모과차 등을 파는 ‘demitass’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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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단보도를 건너 카페 ‘COFFE 安’을 바라본 후 오른쪽으로 가다보면 귀여운 캐릭터가 있는 ‘사이치킨’이라는 광고판이 눈에 들어온다.
‘사이치킨’이 있는 건물을 끼고 가면 카페 ‘stammtisch’, 이탈리안 레스토랑&카페 ‘Rabia’, 보쌈 칼국수 부추전 등의 ‘늘품’, 통닭집 ‘계열사’도 있다.
일반 통닭집과 달리 치킨을 주재료로 만든 볶음밥, 샐러드 등 다양한 메뉴를 준비하고 있는 ‘부암동가는길’을 조금 지나면 오래된 흔적을 안고 있는 ‘동양방앗간’이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