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도우 개발 노하우로 원가 절감
가성비 끝판왕 입소문에 '문정성시'
"외국서 로열티 받는 기업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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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가격 정책은 전쟁터 같은 외식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무기로 브랜드를 장기적으로 키우려는 노력이 있기에 가능했다. 최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 위치한 삼청동궁물떡복이 본사에서 만난 김수진 대표(43)는 “가성비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 중 하나”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 “3가지 음식 한 가지 음식 가격으로 판매하는 비결요?”
김 대표는 피자 업계에서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숨은 고수’다. 식품 대기업 및 프랜차이즈 업체 등에서 김 대표에게 피자 도우를 납품받기 위해 줄을 선다. 1998년 한영식품(현 한영F&D)을 설립한 그는 국내 최초로 저온숙성 스크린 냉장도우를 개발했으며 피자 도우 레시피만 60여개를 보유하고 있다. 수백개의 프랜차이즈 업체와 일하며 그들의 흥망성쇠를 지켜본 김 대표는 “내 브랜드를 갖고 싶다”는 일념으로 2014년 삼청동에 삼청동궁물떡복이 1호점을 냈다.
“삼청동궁물떡복이가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던 것은 모기업 한영F&D 덕분이에요. 19년간 유수의 피자브랜드를 키워낸 기술과 약 135평(445.5㎡)의 피자재료 생산공장, 대량 유통망을 갖춘 덕분에 기존보다 30% 저렴한 원가로 좋은 식재료를 공급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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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가 브랜드 구상을 시작한 건 2012년 경이다. 한국에서 식품영양학을 전공하고 이탈리아의 한 요리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한 여동생 김솔희 씨(36)가 메뉴 개발을 담당했다. 어른부터 아이까지 모두가 ‘힐링’할 수 있는 음식을 콘셉트로 잡고 떡볶이·피자·비빔밥·샐러드의 조합을 생각했다. 브랜드명인 삼청동궁(宮)물떡복(福)이는 ‘국’ 대신 궁궐궁(宮)과 ‘볶’ 대신 복복(福)자를 써 궁에서 만든 음식처럼 정성스럽게 만들어 복과 함께 담아 대접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 삼청동 매장, 월 매출 최대 6000만원…‘줄 서서 먹는 떡볶이’
내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들도 음식을 맛보기 위해 삼청동 매장 앞에 문정성시를 이룬다. 매장의 월 매출은 최대 6000만원에 달하며 평균 3000만~4000만원을 찍는다. 42.9㎡(13평)남짓한 매장에서 높은 매출을 기록하는 이유로 김 대표는 ‘회전율’을 꼽았다.
“우리 떡볶이는 조리하는 데 3분30초밖에 걸리지 않아요. 자연 건조방식으로 떡을 말려 소스가 빠른 시간 안에 잘 밸 수 있도록 만들었죠. 재료 만드는 시간을 단축하고 인건비를 줄일 수 있는 효과를 냈습니다. 음식이 빨리 나가니 손님이 밥을 먹는 시간까지 30분이 채 안 걸려요. 1일 테이블 회전율이 15회에 달하는 비결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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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처음에는 여성이 주요 타깃층이었지만 가족단위의 고객이 더 많이 찾는다는 점을 알게 돼 타깃층도 바꿨다”며 “가맹점주들이 손해보지 않을 정도의 통계가 쌓였기 때문에 이제 매장 확대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청동궁물떡복이는 현재 삼청 본점·이대점·잠실롯데월드점 등 서울에 5개, 지방에 12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 “프랑스 몽마르트르 언덕에서 떡볶이 팔 것”
김 대표는 요즘 해외사업도 준비 중이다. 삼청동궁물떡복이는 올 1월 중국과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진행했다. 장기적으로는 아시아를 넘어 미국·유럽에도 진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잠깐 뜨고 지는 박리다매(薄利多賣) 이슈 브랜드나 로열티를 국외에 주는 기업이 아닌, 로열티를 받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다.
김 대표는 “향후에는 제품 개발에 참여한 여동생이 살고 있는 프랑스 몽마르트르 언덕에 떡볶이를 팔고싶다”며 “또 유치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국가별 통화가치와 물가수준을 가늠하는 맥도날드의 ‘빅맥지수’처럼 삼청동궁물떡복이의 줄임말인 ‘삼궁복지수’를 만들 정도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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