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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청동궁물떡복이, ‘떡볶이·피자·비빕밥’ 모두 1만59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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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은 기자

승인 : 2016. 10. 20. 07:30

김수진 삼청동궁물떡복이 대표 인터뷰
피자도우 개발 노하우로 원가 절감
가성비 끝판왕 입소문에 '문정성시'
"외국서 로열티 받는 기업 되겠다"
삼청동 궁물 떡복기 대표 인터뷰
김수진 삼청동궁물떡복이 대표는 최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 위치한 삼청동궁물떡복이 본사에서 진행한 인터뷰 중 떡볶이·피자·비빔밥을 1만5900원에 선보인 계기에 대해 “가성비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 중 하나”라며 웃었다. /사진=정재훈 기자
서울 삼청동 맛집으로 소문난 삼청동궁물떡복이의 ‘떡볶이·피자·비빔밥’ 메뉴는 다양한 음식을 한번에 맛볼 수 있는 이색적인 조합이다. 더 눈길을 사로잡는 건 가격이다. 3인이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세 가지 음식의 가격은 1만5900원. 음식 하나에 5300원꼴인 셈이다. 일반 피자·치킨 프랜차이즈에서 판매하는 피자(고르곤졸라)와 비교하면 세트 메뉴의 피자 가격은 4분의 1 수준이다.

이 같은 가격 정책은 전쟁터 같은 외식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무기로 브랜드를 장기적으로 키우려는 노력이 있기에 가능했다. 최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 위치한 삼청동궁물떡복이 본사에서 만난 김수진 대표(43)는 “가성비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 중 하나”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 “3가지 음식 한 가지 음식 가격으로 판매하는 비결요?”

김 대표는 피자 업계에서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숨은 고수’다. 식품 대기업 및 프랜차이즈 업체 등에서 김 대표에게 피자 도우를 납품받기 위해 줄을 선다. 1998년 한영식품(현 한영F&D)을 설립한 그는 국내 최초로 저온숙성 스크린 냉장도우를 개발했으며 피자 도우 레시피만 60여개를 보유하고 있다. 수백개의 프랜차이즈 업체와 일하며 그들의 흥망성쇠를 지켜본 김 대표는 “내 브랜드를 갖고 싶다”는 일념으로 2014년 삼청동에 삼청동궁물떡복이 1호점을 냈다.

“삼청동궁물떡복이가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던 것은 모기업 한영F&D 덕분이에요. 19년간 유수의 피자브랜드를 키워낸 기술과 약 135평(445.5㎡)의 피자재료 생산공장, 대량 유통망을 갖춘 덕분에 기존보다 30% 저렴한 원가로 좋은 식재료를 공급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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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청동궁물떡복이의 ‘떡볶이·피자·비빔밥·샐러드·튀김’ 메뉴/제공=삼청동궁물떡복이
김 대표는 떡볶이 떡의 가격도 낮추기 위해 외부 공장과 직계약했다. 쫀득쫀득한 밀떡 식감이 나는 쌀떡을 만들고, 액상 소스가 아닌 분말 수프로 제조하기 위해 6개월의 개발 기간을 가졌다. 그는 “최상의 맛과 품질의 음식을 저렴한 가격대로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게 목표”라며 “캡사이신 대신 청양고추로 떡볶이를 제조하고 단무지 대신 수제피클을 사용하고, 유기농 현미를 이용해 피자를 만들고, 샐러드에 수제 드레싱을 넣어 소비자들 사이에서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브랜드 구상을 시작한 건 2012년 경이다. 한국에서 식품영양학을 전공하고 이탈리아의 한 요리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한 여동생 김솔희 씨(36)가 메뉴 개발을 담당했다. 어른부터 아이까지 모두가 ‘힐링’할 수 있는 음식을 콘셉트로 잡고 떡볶이·피자·비빔밥·샐러드의 조합을 생각했다. 브랜드명인 삼청동궁(宮)물떡복(福)이는 ‘국’ 대신 궁궐궁(宮)과 ‘볶’ 대신 복복(福)자를 써 궁에서 만든 음식처럼 정성스럽게 만들어 복과 함께 담아 대접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 삼청동 매장, 월 매출 최대 6000만원…‘줄 서서 먹는 떡볶이’

내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들도 음식을 맛보기 위해 삼청동 매장 앞에 문정성시를 이룬다. 매장의 월 매출은 최대 6000만원에 달하며 평균 3000만~4000만원을 찍는다. 42.9㎡(13평)남짓한 매장에서 높은 매출을 기록하는 이유로 김 대표는 ‘회전율’을 꼽았다.

“우리 떡볶이는 조리하는 데 3분30초밖에 걸리지 않아요. 자연 건조방식으로 떡을 말려 소스가 빠른 시간 안에 잘 밸 수 있도록 만들었죠. 재료 만드는 시간을 단축하고 인건비를 줄일 수 있는 효과를 냈습니다. 음식이 빨리 나가니 손님이 밥을 먹는 시간까지 30분이 채 안 걸려요. 1일 테이블 회전율이 15회에 달하는 비결이죠.”

삼청동 궁물 떡복기 대표 인터뷰
김 대표는 장기적으로는 제품 개발에 참여한 여동생이 살고 있는 프랑스 몽마르트르 언덕에서 떡볶이를 팔고 싶다고 말했다./사진=정재훈 기자
입소문이 타자 사업을 시작한 지 3~4개월 만에 “가맹점을 열어 달라”는 요청이 빗발쳤다. 그러나 김 대표는 계약에 신중을 기했다. 오래 살아남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는 욕심이 컸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무작위로 오픈했으면 100호점까지 확대했겠지만 브랜드에 대한 시뮬레이션(모의실험)이 필요했다”며 “3년 정도 운영해 보니 동네 상권에서 잘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처음에는 여성이 주요 타깃층이었지만 가족단위의 고객이 더 많이 찾는다는 점을 알게 돼 타깃층도 바꿨다”며 “가맹점주들이 손해보지 않을 정도의 통계가 쌓였기 때문에 이제 매장 확대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청동궁물떡복이는 현재 삼청 본점·이대점·잠실롯데월드점 등 서울에 5개, 지방에 12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 “프랑스 몽마르트르 언덕에서 떡볶이 팔 것”

김 대표는 요즘 해외사업도 준비 중이다. 삼청동궁물떡복이는 올 1월 중국과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진행했다. 장기적으로는 아시아를 넘어 미국·유럽에도 진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잠깐 뜨고 지는 박리다매(薄利多賣) 이슈 브랜드나 로열티를 국외에 주는 기업이 아닌, 로열티를 받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다.

김 대표는 “향후에는 제품 개발에 참여한 여동생이 살고 있는 프랑스 몽마르트르 언덕에 떡볶이를 팔고싶다”며 “또 유치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국가별 통화가치와 물가수준을 가늠하는 맥도날드의 ‘빅맥지수’처럼 삼청동궁물떡복이의 줄임말인 ‘삼궁복지수’를 만들 정도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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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삼청동에 위치한 삼청동궁물떡복이 매장 모습.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제공=삼청동궁물떡복이
박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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