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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경제제재 풀렸지만...‘석유 드림’ 달성 위해 중국 의존 불가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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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영 기자

승인 : 2016. 10. 13. 14:15

AP Explains OPEC Oil Prices <YONHAP NO-3296> (AP)
사진출처=/AP, 연합뉴스
경제제재 해제를 맞이한 이란이 이제 중국에서 벗어나 다른 국가의 투자 유치를 찾고 있지만 큰 성과를 얻지 못하며 난관에 빠졌다.

블룸버그 통신은 경제제재가 공식적으로 해제된 이란 정부가 중국 기업에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만수르 모아자미 이란 산업광물통상부 차관 겸 이란산업개발재건기구(IDRO) 회장은 “중국은 이미 이란에서 충분한 투자를 했다”며 “우리는 다른 국가들에게도 기회를 줄 것”이라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러나 서구 투자자들은 이란으로의 진출을 서두르지 않고 있어 아직도 이란이 중국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형국이다. 특히 생산량을 늘려야 하는 압박이 큰 에너지 부문에서 그렇다. 국경 반대편에서 이란과 아자데간 유전을 공유하는 이라크가 경쟁에 불을 지폈기 때문으로, 이라크는 로열더치셸 그룹이 이끄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이 지역 유전을 개발하고 2014년 4월 수출을 시작했다. 유전 개발에 대한 압력이 커지는 상황과 관련해 카라마트 베바하니 북부 아자데간 프로젝트 책임자는 “맛있고 시원한 음료에 빨대가 두 개 꽂혀 있는 것과 같다. 우리는 시간을 낭비해서는 안 된다”고 현 상황을 묘사했다.

지난 10년 동안 이란은 자국에 가해진 경제제재로 다른 국가들이 사업을 철수하면서 중국 기업에 반사이익을 주는 상황이었다. 중국의 석유·자동차·정보통신 기업들은 잇따라 이란으로 진출해 중대한 계약들을 체결했고, 이에 경제제재 이전 유럽연합(EU)의 절반 수준이었던 중국과 이란의 교역량은 2014년 EU의 5배로 급증했다. 중국은 여기에 더해 교역로를 유럽까지 확대해 신 실크로드를 재건하려는 희망을 품고 있다. 지난 1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은 제재가 해제된 후 이란을 세계 정상 중 최초로 방문해 향후 10여 년 간 6000억 달러(약 678조 8400억 원) 규모의 교역을 약속하기도 했다.
그러나 양국의 관계가 늘 평탄한 것만은 아니었다. 존 가버 미국 조지아 공대 교수는 “비록 중국은 1980년대부터 이란의 가장 중요한 무기 및 원전기술의 공급원이었으나, 결정적인 순간에는 미국과의 관계를 위해 이란과의 프로젝트를 등지기도 했다. 또한 석유가 더 필요할 때도 이란의 경쟁국인 사우디아라비아를 먼저 찾았다”고 설명했다.

중국과 이란의 복잡한 관계는 이란 남동부에 위치한 남·북부 아자데간 유전에서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2010년 중국 페트롤리움 코퍼레이션 인터내셔널이 일본 인펙스 코퍼레이션이 철수하면서 자리를 잡는 등 여러 곳의 대규모 이란 석유·가스 프로젝트에서 비슷한 일이 반복적으로 일어났다. 베바하니 책임자는 “처음엔 모든 것이 순조로웠지만 중국이 점차 속도를 늦췄다”며 “중국은 특히 미국으로부터의 압력을 탓했다”고 전했다. 2013년 출범한 하산 로하니 정부는 이러한 중국의 행보에 불만을 표하기 시작했고, 이듬해 약 330억 배럴의 풍부한 석유가 매장된 남부 아자데간 유전에서 중국을 쫓아내는 등 중국의 입지를 더욱 축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란은 앞으로도 서구 기업보다 중국 기업에 의존해 석유를 생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서방국가의 어음교환조합은행들은 이란에 아직 잔재하는 미국 제재로 피해를 입을 것을 우려해 거래를 꺼리고 있어 서구 기업들이 프로젝트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이란 내부에서는 미국이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지만, 미국이 지난 7일 새롭게 발표한 제재 가이드라인이 이 상황을 바꿀 수 있을 지도 불투명하다.

김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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