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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현대차의 국내 완성차 시장 점유율은 37.4%로 기아차(34.5%)보다 불과 2.9%포인트 앞서는데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양사의 격차는 5.4%포인트였다. 시간이 갈수록 점유율 차이가 좁혀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현대차는 노조의 총 10차례 파업으로 약 6만대(수출 물량 포함)를 생산하지 못했다. 같은 기간 기아차는 총 7차례의 파업으로 2만9000여대의 생산차질이 발생했다. 파업으로 여론도 악화돼, 최근 중소기업단체협의회가 현대차 불매운동을 시사했다.
올해 동일한 플랫폼을 갖고 출시한 친환경 신차 판매량에서도 현대차가 기아차보다 적었다. 올해 1월 출시한 현대차 아이오닉의 누적 판매량(9월말 기준)은 7331대다. 기아차 니로는 이보다 두달 늦게 판매를 시작했지만 지금까지 1만3797대가 팔렸다.
아이오닉의 월평균 판매량은 815대로 목표치(1250대)에 미달했다. 반면 니로는 매월 2000여대씩 팔리고 있다. 친환경차 구매의 주요 기준인 연비에선 아이오닉(22.4㎞/ℓ)이 니로의 19.5㎞/ℓ를 15% 앞선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해치백 스타일의 아이오닉보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니로를 더 선호했다.
올해 출시한 다른 신차에서도 양사의 희비는 엇갈렸다. 기아차가 1월 출시한 신형 K7의 판매량은 4만1914대다. 기존 준대형 세단 시장의 강자인 현대차 그랜저(3만9975대)를 앞선 것이다. 반면 지난달 현대차가 출시한 i30는 ‘해치백의 무덤’으로 불리는 국내에선 판매량이 많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가 중형차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자를 만난 것도 점유율 감소의 원인이다. 지난해 가장 많이 팔린 현대차 모델인 쏘나타는 올해 르노삼성 SM6, 쉐보레 말리부가 출시되면서 판매량에 타격을 입었다. 올해 초 55.6%였던 쏘나타의 중형차 시장 점유율은 지난달 34.6%로 하락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4분기 신형 그랜저가 출시되면 연말 법인차 시장의 수요를 상당 부분 가져올 것”이라며 “노조와의 대화를 통해 생산이 조속히 정상화되면 판매량과 시장 점유율이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