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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서버가 게이머만의 탓?...게임위, 불법사설서버 관리 개선방안 ‘빛 좋은 개살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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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대영 게임담당 기자

승인 : 2016. 10. 05. 17:42


게임물관리위원회가 불법사설서버 근절을 위해 내놓은 대책이 '빛 좋은 개살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게임위)는 지난 29일 부산에 위치한 본관 대회의실에서 '불법사설서버 근절을 위한 공조체계 구축 논의'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게임위는 현재 불법사설서버는 약 46개의 게임물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이중 엔씨소프트의 '리니지'가 전체의 67%를 차지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게임위는 현재 사법기관, 게임사업자, 정보통신망사업자 등 개별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불법사설서버 사후관리 시스템을 유기적인 체계로 변경할 계획이다. 변경된 시스템은 게임위를 중심으로 게임사업자와 불법온라인 게임물 합동 모니터링, 사법기관과 수사 및 재발 방지, 정보통신망사업자와 유통경로 차단, 포털 및 SNS 사업자와 유포 및 확산 차단 등을 통해 포괄적으로 수행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게임위는 불법사설서버의 근절 대책으로 '게이머들의 인식 전환'으로만 바라보고 있어 '빛 좋은 개살구'가 될 가능성이 크다. 불법사설서버로 게이머가 몰려드는 원론적인 연구가 부족했고, 그들의 수익 모델에 대한 연구 또한 미흡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실제 불법사설서버에 몰려드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게임사의 지나친 BM 때문이 가장 큰 것으로 분석된다. 난립하고 있는 대표적인 불법사설서버의 게임은 서비스 기간이 오래된 장수 게임이 주로 차지하고 있다. 게이머 입장에서는 정식 서버에서 새롭게 게임을 시작하기 위해서 그 간극을 채우려면 막대한 금전적인 출혈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때문에 정식 서버에서 수천만원, 수년을 노력해야 얻을 수 있는 결과물이 있는 반면, 불법사설서버에서는 단지 몇 시간, 몇 만원에 해결할 수 있다. 실제 불법 사설서버에 접속하는 이용자들은 단시간에 고레벨, 레어 아이템 등을 빠르게 사용해볼 수 있다는 만족감이 크다고 답하고 있다.

즉, 단지 무료이기 때문에 불법사설서버에 접속한다는 관련 기관들의 주장은 실제 사용자들의 행동 패턴과 매우 다르다는 것.

특히 이러한 논의도 전혀 이뤄지지 않은 채 게임위의 불법사설서버 근절 방안은 '풍선효과'를 불러올 가능성도 있다. 실제 리니지 불법사설서버는 불과 2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동시접속자 수천명을 헤아리는 '4대(大) 서버'가 존재했다. 그러나 지금은 행O 서버를 제외한 나머지 모두 단속으로 사라지고, 소규모 불법사설서버가 음지로 숨어들어 더욱 난립하고 있다.

또한 국내 법망을 피해 해외에 서버를 둔 작업장化 불법사설서버에 대한 대책도 미흡했다. 중국과 베트남, 필리핀 등 중화권, 동남아시아에 서버를 둔 작업장 산하의 불법사설서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지만, 기술적인 연구를 통해 차단 이외에 별다른 대책이 없는 실정이다. 이마저도 VPN을 사용하면 얼마든지 우회해서 접속할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한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우후죽순 생겨나는 불법 사설서버를 근절시키기 위해서는 운영자들의 주 목적인 '수익'을 사전에 원천봉쇄 하는 방법이 가장 우선시 되야 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없다. 불법사설서버 운영자들은 여전히 게임머니를 이용자들에게 판매하며 수익을 올리고 있는데도 이에 대해서는 대책이 없는 상황.

이처럼 정작 불법 사설서버의 문제점은 다른 곳에 여전히 존재하고 있음에도 게임위가 진행 예정인 불법사설서버 근절 캠페인은 이용자 분석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채 '청소년'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하는 등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이라는 게 중론이다.

국내에서 접속할 수 있는 불법사설서버의 90% 이상이 서비스 기간 10년 이상을 가진 오래된 게임이다. 옛 향수를 생각하며 불법사설서버에 접속한 게이머들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성년층'의 비중이 더욱 높을 수밖에 없다.

익명을 요구한 불법사설서버 전 운영자는 "불법사설서버의 주요 매출원인 패키지 판매를 위해 이용자와 통화를 하면 청소년들은 거의 찾아볼 수 없고, 나이가 많은 성년층이 대부분이었다"며 "이용자들의 자율적인 판단에 근거해서는 불법사설서버를 근절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황대영 게임담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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