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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L e스포츠, 정규 ‘스포츠’化 머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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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대영 게임담당 기자

승인 : 2016. 09. 26. 17:30


글로벌 온라인 게임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이 e스포츠의 한계를 넘어 정규 스포츠로 도약을 준비한다.

라이엇게임즈는 26일 'LoL 월드챔피언십 2016(이하 롤드컵)' 특별 사이트를 열고, 오는 30일(한국 시간) 열리는 여섯 번째 롤드컵 예선전 세부 일정을 공개했다.

이번 롤드컵은 조 추첨부터 마치 스포츠의 월드컵 경기처럼 많은 게이머들의 시선을 모았고, 미국 샌프란시스코 빌 그레이엄 시빅 오디토리움을 시작으로 시카고 시어터, 뉴욕 메디슨 스퀘어 가든,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 센터 등 미국 대륙 전역에서 치러진다.

주목할 부분은 롤드컵으로 본 e스포츠의 성장세다. 초기에만 하더라도 랜파티 수준의 소규모로 진행됐지만, 지금은 일반 스포츠 경기 이상의 인기와 팬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SK 텔레콤 T1과 KOO 타이거즈(ROX 타이거즈)가 맞붙은 2015 롤드컵 결승전의 순 시청자 수는 3600만명, 롤드컵 전체 순 시청자 수는 무려 3억 3400만명으로 집계되어 인기 정규 스포츠와 필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라이엇게임즈는 최근 '수 세대 동안 지속될 글로벌 차원의 e스포츠 에코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현재와 미래의 계획 등을 발표해 LoL e스포츠의 정규 스포츠化에 더욱 무게를 싣고 있다.

매년 성장하고 있는 롤드컵

LoL과 월드컵을 합성한 롤드컵이라고도 불리는 리그오브레전드 월드챔피언십은 2011년 스웨덴 옌셰핑에서 열린 드림핵의 부대행사로 치러졌다. 그 규모도 우승 상금이 5만 달러 수준에 불과했다.

시즌1 롤드컵은 지금처럼 정글, AD, 서포터, 미드, 탑 등 최적화된 메타가 나타나지 않았고, 북미와 유럽 간에 서로 상이한 메타로 대결이 벌어졌다. 여기에서 유럽의 프나틱(Fnatic)이 우승하면서 초대 챔피언 타이틀 획득과 전 세계 LoL 공식 메타가 등장했음을 알렸다.

▲ 2011년 스웨덴 옌셰핑에서 열린 시즌1 롤드컵

LoL e스포츠는 2012년 시즌2 롤드컵부터 본격적으로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지금도 익숙한 클템 이현우, 매드라이프 홍민기 등 국내 1세대 LoL e스포츠 프로 선수들이 두각을 나타냈다. 그들은 커뮤니티에서 뭉쳐 팀을 구성하고, 해외 LoL 팬들에게 놀라운 솜씨로 눈도장을 찍었다.

비록 시즌2 롤드컵의 우승컵은 대만의 TPA가 차지했지만, 국내 e스포츠는 아주부, 나진, KT, 진에어, SKT 등 새로운 스폰서십 발굴과 동시에 스타크래프트 이후 침체된 산업에 활기를 띠었다.

▲ 국내 1세대 LoL 프로 선수들이 속속 등장한 시즌2 롤드컵


LoL e스포츠가 본격적으로 현재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한 것은 2013년 시즌3 롤드컵부터다. 롤드컵 진출을 위한 경로가 확고히 정해지면서 단지 대회의 상금을 노린 트레저헌터 프로팀은 LoL e스포츠에서 자연스럽게 도태되었다. 한국만 보더라도 LoL 챔피언스코리아(이하 LCK) 스프링, LCK 서머 등이 국내 최고 권위의 리그로 자리 잡았고, 한국뿐만 아니라 타 지역에서도 지역 고유한 리그가 발생해 아마추어-세미프로-프로 등 단계를 밟는 e스포츠 에코시스템이 점차 발전했다.

시즌3 롤드컵은 한국팀 사상 처음으로 SKT T1이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SKT의 '페이커' 이상혁 선수가 국제적으로 인기를 얻기 시작한 시점도 이때부터다. 페이커 이상혁 선수는 SKT의 미드 라이너로서 뛰어난 개인플레이, 팀 워크 등 미드 라인부터 시작된 경기의 흐름을 완전히 휘어잡아 LoL 팬들의 관심까지 사로잡았다.

아직까지 LoL e스포츠에서 '제왕'이라고도 불리는 SKT. 당시 한국 팀의 압도적인 경기력을 확인한 해외에서는 한국에서 LoL e스포츠를 위해 코치, 분석가, 인프라를 비롯해 기존 스포츠에서만 볼 수 있었던 요소를 도입하고 있는지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자국에서 발전시켜 나갔다.

▲ '황제'라는 별명이 붙은 SKT T1의 시즌3 롤드컵 우승

단지 일부 팬들을 위한 서비스가 아닌 글로벌 e스포츠로 도약을 이룬 시기는 2014년 시즌4 롤드컵에서 발생했다. 한국에서 열린 시즌4 롤드컵은 커진 규모에 걸맞게 결승전이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치러졌다.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단일 경기 유료 관객 4만명의 신화를 끌어낸 LoL e스포츠는 점차 대형화, 국제 규격화를 끌어냈다.

시즌3에 이어 시즌4도 롤드컵은 한국이 우승 좌를 차지했다. 4강전에서 삼성 화이트와 삼성 블루의 내전을 겪은 한국 팀은 결승전에서 중국의 로얄클럽과 LoL e스포츠 한중전을 성사 시켰다. 한국은 역시 한국이었다. 삼성 화이트는 로얄클럽을 세트스코어 3대 1로 격파하고 4만 관중의 열렬한 환호 속에 우승컵과 우승상금 100만 달러를 떠안았다.

▲ 단일 e스포츠 경기로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을 가득 메운 시즌4 롤드컵

시즌2부터 시즌4까지 급격한 변화가 이뤄지지 않은 LoL은 한국 팀과 중국 팀에 의해 양분되는 정체 현상이 빚어졌고, 시즌5에 돌입하면서 아이템 트리 와 정글 포지션에 대대적인 변화를 거쳤다. 변화에 빨리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된다. 기존 메타에 극히 강한 모습을 나타낸 한국과 중국 LoL 프로 선수들에게는 패널티와 다름없는 변화였다.

하지만 기존 팀에게는 겪어야 할 고통으로 다가왔을지 몰라도 새로운 신생 팀에게는 기회로 작용했다. 2015년 시즌5 롤드컵에 혜성처럼 등장한 KOO 타이거즈(현 ROX 타이거즈)가 스폰서가 사라지는 고통을 겪으면서도 결승전까지 올라선 것. 비록 우승컵은 '황제' SKT가 차지했지만, 독일 베를린 메르세데스-벤츠 아레나에서 울려 퍼진 'KOO~타이거즈' 함성은 LoL e스포츠가 스포츠맨십까지 갖춘 것을 보여줬다.

수 세대에 걸쳐 내려온 스포츠와 다르게, 불과 5년 전만 하더라도 대형 랜파티에 불과한 LoL e스포츠가 수천만명이 시청하고 열광하는 글로벌 e스포츠로 발전하게 된 것이다.

▲ 2015년 시즌5 롤드컵에 혜성처럼 등장한 KOO 타이거즈(현 ROX 타이거즈)

라이엇게임즈, LoL e스포츠의 장기적 활성화를 위해 비전 마련

라이엇게임즈는 나날이 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LoL e스포츠의 정식 스포츠化를 위해 장기적인 비전을 마련했다. 과거부터 꾸준히 라이엇게임즈가 강조하고 노력해 온 '수 세대 동안 지속될 글로벌 차원의 e스포츠 생태계 조성'이라는 비전과 달성을 위해 준비됐다.

라이엇게임즈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LoL e스포츠의 미래를 위한 3가지 단계로 '팬덤과 경제성, 그리고 안정성'으로 정의하고, 2012년 이후 고정된 100만 달러 우승 상금을 2배로 상향, 프로 팀의 추가적인 수익 모델, 상위 팀과 하위 팀의 수익 격차 완화 등을 담고 있다.


이런 계획은 오는 30일(한국시간)부터 진행되는 시즌6 롤드컵부터 반영된다. 시즌6 롤드컵은 기존 상금 100만 달러 이외에도 올해 출시되는 챔피언십 스킨과 와드에서 발생하는 매출액의 25%가 상금으로 추가될 예정이다. 같은 맥락으로 라이엇게임즈가 내년도 출시하는 챌린저 스킨에서 발생하는 매출액의 25%는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의 총상금에 더해진다. 이는 지난해 매출 기준, 이번 롤드컵의 상금은 약 2배 규모로 증액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라이엇게임즈는 매년 롤드컵 우승팀을 위해 제작한 팀 챔피언십 스킨에서 발생한 매출의 25%를 소속 팀과 선수, 그리고 해당 리그에 분배하고, 내년부터 글로벌 소환사 아이콘 수익을 지역별 필요한 수준의 지원금으로 책정해 각 팀에 일정 수준의 수입을 보장할 계획이다. 이 금액만 하더라도 수십억원에 달하는 만큼 LoL 프로 선수들에게 보다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울 방침이다.

이처럼 라이엇게임즈는 LoL e스포츠를 초기 열악한 상황에서 불과 5년 만에 글로벌 e스포츠로 일궈냈다. 향후 라이엇게임즈의 e스포츠 방향 또한 객관적이고 스포츠 중심으로 잡고 있어 정규 스포츠化까지 노려볼 모양새다. 또한 LoL e스포츠의 베이스가 되는 리그오브레전드 게임의 글로벌 월간 사용자 수가 1억명에 달하는 만큼 글로벌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안정적인 유저풀까지 갖추고 있어 LoL e스포츠의 성장은 멈추지 않을 전망이다.
황대영 게임담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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