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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는 왜 ‘리니지2’ IP를 타사에 제공했나?

엔씨소프트는 왜 ‘리니지2’ IP를 타사에 제공했나?

기사승인 2016. 08. 23.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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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게임 업계의 빅3에 포함된 엔씨소프트가 올해 모바일 사업에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2012년부터 '모바일 원년'을 강조하고 있지만, 그를 뒷받침할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모바일 게임 퍼블리싱 사업에 이어 자체 개발작, 그리고 외부 개발사에 인기 온라인 게임 IP(지적재산권)까지 제공하면서 모바일로 진출하고 있다.

특히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IP 파워가 두각을 나타내면서 엔씨소프트도 보유한 인기 온라인 게임 IP를 모바일化에 앞장서고 있다. 中 개발사 스네일게임즈가 '리니지2: 혈맹'을 현지 시장에 출시한데 이어 넷마블게임즈도 '리니지2: 레볼루션'을 오는 10월 출시 예정이다.

글로벌 모바일 게임 시장은 불과 몇 년 새 고도화를 이뤄 인기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이 새로운 돌파구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뮤 오리진, 갓오브하이스쿨에 이어 올해 스톤에이지 등 인기 IP 모바일 게임이 시장에서 거둔 뛰어난 성적이 이를 입증한다.

그간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리니지2, 아이온, 블레이드&소울 등 핵심 라인업을 타사에서 같은 IP를 갖고 개발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스네일게임즈와 넷마블게임즈에 '리니지2' IP를 제공했다. 과연 넷마블게임즈, 스네일게임즈가 미디어 간담회에서 밝혔듯이 모바일에 최적화된 게임일까? 그 부분은 사실과는 조금 다르다.

리니지2는 지난 2003년 언리얼2 엔진으로 제작된 온라인 MMORPG로, 당시 PC방 평균 사양보다 월등히 높아 엔씨소프트가 PC방 프로모션으로 PC를 교체해줬을 정도로 높은 사양을 요구했다. 하지만 최적화 부분은 리니지2 클래식 서버에서 현재 최신형 PC로 게임 플레이를 진행해도 'Out of Memory' 현상이 일부분 나타나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매출에서 나타난 리니지2의 IP 化

리니지2 IP를 타사에 제공한 이유는 4년간 엔씨소프트의 매출 구조를 살펴보면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현재 엔씨소프트의 온라인 게임 핵심 라인업은 리니지, 리니지2, 아이온, 블레이드&소울이다.

그중 가장 매출이 높은 온라인 게임은 단연 '리니지'이다. 리니지의 매출은 2012년부터 2016년 2분기까지 무려 1조 2000억원을 넘어섰다. 그 다음은 아이온이 4421억원으로 뒤따랐고, 엔씨소프트의 온라인 최신작 블레이드&소울은 4273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리니지2는 2801억원으로 분기별 평균 155억원의 매출을 나타냈다.

매출 구조만 보더라도 리니지2는 엔씨소프트의 온라인 라인업 중 가장 낮은 매출을 기록했다. 게다가 지난 2014년 5월 클래식 서버를 출시함에도 불구하고 매출은 2014년 4분기, 2015년 4분기, 2016년 2분기 등 깜짝 프로모션으로 잠깐 반등이 일어났을 뿐 꾸준한 매출 신장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태다.

▲ 2012년부터 엔씨소프트의 핵심 라인업 부문별 매출(단위=억원)

꾸준한 매출을 유지하고 있는 리니지, 아이온, 블레이드&소울과 다르게 점점 매출이 줄어든 리니지2는 반등을 위해서라도 다른 매출원을 찾아야 하는 입장이다. 그 방법이 바로 모바일이다.

또 엔씨소프트는 리니지2를 제외한 모든 온라인 게임 매출이 꾸준히 유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핵심 라인업을 타사에 제공하기에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다. 업계에서는 모바일 RPG와 MMORPG의 수명을 평균 2~3년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엔씨소프트의 핵심 온라인 IP를 이용한 모바일 게임이 시장에서 성공해 온라인 게임 매출에 영향을 준다면 단기간으로는 이익, 장기적으로는 큰 손해를 볼지도 모르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격이 되어 버린다.

때문에 엔씨소프트의 사업적인 측면만 보더라도 리니지2의 매출은 2016년 2분기 기준 엔씨소프트 전체 매출의 8%, 월간 50~60억원 수준으로 모바일化를 거쳐도 크게 지장을 주지 않을 정도다.

오히려 스네일게임즈와 넷마블게임즈가 개발한 '리니지2' 모바일 게임 2종이 장기 흥행에 성공하면 들어오는 로열티가 침체된 리니지2의 매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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