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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스트레이츠타임스의 17일 보도에 따르면 전날 대만 국방부는 징병제 단계적 폐지안을 연기하고 1993년 이전 출생자 9600명에 대해 의무 징집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징병제 폐지안 시행이 연기된 것은 이번이 두번째다.
징병된 인원은 1년간 군, 국경수비대, 국가안전국(NSB) 등에서 복무하게 된다. 전투병으로서 역할 수행이 불가능한 자는 1년간 대체복무를 하게 된다.
대만 국방부는 최근 잇딴 악재로 인해 직업군인 모병에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 결국 징병을 결정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대만 남부 펑후(澎湖) 해역에서 함대함 미사일 ‘슝펑(雄風)-3’이 오발돼 인근 해상에서 조업 중이던 자국 어선 샹리성(翔利昇)호를 명중시켜 어부 1명이 사망하는 일이 발생하는가 하면, 16일에는 핑둥(屛東)의 대만군 훈련장에서 육군 제564여단 소속 CM11 탱크가 좁은 교량을 지나다가 왕사(網紗)천에 떨어져 전복돼 군인 4명이 숨지기도 했다. 또한 차이잉원(蔡英文) 총통 집권 이후 중국과의 양안관계가 삐걱대면서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대만의 병력은 27만 명 수준으로 이 중 60%는 직업군인이며 나머지 40%는 1년간 의무복무하는 시민들로 구성돼 있다.
2011년 중국과의 관계가 강화되면서 마잉주(馬英九) 당시 대만총통은 2015년부터 단계적으로 징병제를 폐지하고 21만 5000명의 직업군인만으로 군을 유지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이 시행될 경우 대만 남성들은 4개월의 기초군사훈련만 받으면 됐다.
그러나 2015년이 되자 대만 국방부는 징병제 폐지안 시행을 연기하고 모병제의 완전 시행은 2017년 1월 1일부터 하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올해 5월에는 펑스콴(馮世寬) 국방부 장관이 모병되는 인원수에 따라서 징병을 시행할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발언해 징병제 폐지가 다시 한 번 연기될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군의 인사담당자인 슈옌푸(徐衍璞) 준장은 징병제가 내년 이후에도 계속 유지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10명 중 9명은 직업군인과 자원자로 채워질 수 있어야 징병제가 폐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국방부가 직업군인의 급여를 인상하는 등 모병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집 목표인원의 30% 밖에 지원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국방전문가인 제리 송은 군이 모병인원 증가를 위해 그저 돈을 쏟아붓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군인이라는 직업을 좀 더 매력적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투명성 확보를 통해 군의 이미지를 개선하고 사람들의 존경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