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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배치 ‘속도 내는’ 미국, 성주군민 ‘설득 다급한’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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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범 기자

승인 : 2016. 08. 16. 15:36

밀리 美육군총장 등 미군 핵심인사들 사드결정 후 잇단 방한
한민구 장관, 내일 성주군민 간담회…'제3후보지' 논의 주목
삭발하는 성주군민
15일 오후 경북 성주군 성주읍 성밖숲에서 주민들이 사드배치 철회를 촉구하는 대규모 삭발식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경북 성주 배치를 놓고 정부와 성주군민들간 합의가 한 달 째 난항을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사드 배치 준비 작업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라 정부의 주민설득이 더욱 다급해지는 분위기다.

16일 육군에 따르면 마크 밀리 미 육군참모총장이 17일 한국을 방문해 주한미군 사드 배치 계획을 점검할 예정이다.

이는 ‘미군의 사드 배치 준비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주한미군에 배치될 사드는 미 육군인 주한 미 8군 예하 35방공포여단이 운용하게 된다.

밀리 총장에 앞서 에릭 패닝 미 육군장관, 미국 미사일방어전략을 총괄하는 제임스 시링 국방부 미사일방어청장, 로버트 브라운 미 태평양사령부 육군사령관 등 미군 주요 핵심인사들이 사드 배치 결정 이후 한국을 방문했다. ‘사드 배치 속도 내기’ 행보로 풀이된다.

미국의 이 같은 우회적 압박 속에 정부의 성주군민 설득작업도 가속이 붙고 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17일 직접 성주에 내려가 주민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한 장관의 주민 간담회 일정을 설명하고 “지역 주민의 의견을 경청하는데 주안을 두고 실시될 예정”이라고 했다.

한 장관의 성주 방문은 지난달 15일 황교안 국무총리를 수행해 다녀온 지 한 달 만이다. 지난달 13일 경북 성주로의 사드 배치를 발표한 정부는 이틀 뒤 황 총리가 직접 내려가 주민설득을 시도했으나 다소 격양된 반대 분위기 속에 제대로 된 대화가 이뤄지지 못했다.

문 대변인은 “성주가 사드배치 부지로 선정된 과정도 기회가 되면 설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사드배치 평가표와 시뮬레이션 결과 등의 자료도 보안에 접촉되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 간담회에서는 기존 배치 지역으로 결정된 성산포대 부지 외에 성주 내 ‘제3후보지’가 대안으로 제시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국방부는 전날 “실무 차원에서 관련 현장을 다녀온 바는 있다”며 제3후보지로 거론되는 장소들을 현장 답사한 사실을 인정했다.

군 소식통에 따르면 류제승 국방정책실장을 비롯한 국방부 관계자들은 최근 성주군 초전면에 있는 한 골프장 소유의 임야를 답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골프장 임야의 경우 해발 680m로 사드 배치 후보지로 발표된 성산포대보다 300m 정도 높고, 민가와도 상당히 떨어져 있어 사드 인체·환경 유해성 논란으로부터 더욱 자유롭다. 골프장 주변에 도로도 잘 돼 있어 접근성도 유리하다.

다만 문 대변인은 “주민들로부터 해당 골프장을 제3후보지로 검토해달라는 공식 요청은 없었다”고 말했다. 정부는 성주군민들 측에서 먼저 제3후보지를 요청해오면 공식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한민구 장관은 성주행(行)에 앞서 이날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정진석 원내대표와 긴급 회동을 갖고 이번 주민 간담회에 대한 의견을 조율했다.

한 장관은 이 자리에서 “성주군민들이 제시하는 안을 듣고 국방부가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전하기 위해 현지에 내려가 성주 사드배치 철회 투쟁위원회를 중심으로 만나겠다”고 했다고 김광림 새누리당 정책위원장이 전했다.

한편 김관용 경북지사는 이날 발표한 사드 관련 호소문에서 “이번 주민 간담회를 통해 대화채널이 구축되기를 바란다”는 점을 전하면서, 사드배치 장소로 성주읍내와 가까운 성산포대 대신 제3후보지를 구체적으로 검토해 달라고 공식 제안했다.

최태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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