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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가임기 여성, 빈혈 유병률 남한 여성의 두 배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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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영 의학전문기자

승인 : 2016. 08. 08. 10:50

북한 20∼40대 여성의 빈혈 유병률이 남한 여성보다 최소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령대 북한 여성 5명 중 1명 이상이 영양불량 상태였다.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윤지현 교수팀이 북한의 가임기 여성 영양 상태를 조사·분석한 ‘2012년 북한영양조사보고서’와 남한의 ‘2102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8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은 밝혔다. 이 연구결과(남북한 가임기 여성의 영양상태 비교)는 대한지역사회영양학회 학술지 최근호에 발표됐다.

교수팀은 0∼59개월 자녀를 둔 20∼49세 북한 여성 7648명과 같은 연령대 남한 여성 1만69명의 영양 자료를 분석했다. 이들의 20대·30대·40대 혈중 헤모글로빈 농도로 기준으로 빈혈 유병률을 파악했다. 영양 상태를 알기 위해 상완위 둘레(팔꿈치 위 팔뚝의 중간 둘레) 측정값을 비교·분석했고, 얼마나 다양하게 식품을 섭취하고 있는지도 함께 조사했다.

북한 가임기 여성의 빈혈(혈중 헤모글로빈 농도 12g/㎗ 미만) 유병률은 평균 31.2%였고, 40대 빈혈 유병률은 38.7%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20대(31.8%)·30대(30.2%)의 빈혈 유병률도 30% 이상이었다. 남한 여성의 빈혈 유병률이 20대 8.9%, 30대 14.2%, 40대 16.4% 인 것과 비교할 때 높은 수치다.
교수팀은 북한 여성의 빈혈 유병률은 남한 여성에 비해 20대는 3.6배, 30대는 2.1배, 40대는 2.4배에 달할 만큼 우려할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영양상태가 불량한 북한 가임기 여성의 비율은 20% 이상(20대 25.2%, 30대 21.4%, 40대 21.8%)이었다. 유엔세계식량계획(WFP)은 국가별 영양 불량률을 ‘매우 낮음’‘상당히 낮음’‘상당히 높음’‘높음’‘매우 높음’ 5단계로 구분한다. 지난해 기아 현황 지도에 따르면 북한 여성의 영양불량 정도는 ‘상당히 높음’ 수준이었다. 남한 20대 여성의 영양 불량률이 9.9%인 것과 비교하면 같은 연령대 북한 여성은 2.5배 이상 영양 불량률이 높은 셈이다. 남한 30대 여성의 영양 불량률은 3.4%, 40대는 1%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남한 여성의 영양 상태도 2004년 대비 악화됐다. 25∼29세와 30∼34세 여성의 2012년 영양 불량률은 각각 8%·4.6%로, 2004년 5%·1.5%에 비해 높아졌다.

윤 교수는 “매스 미디어를 통해 마른 몸을 이상적 외모 기준으로 여기는 사회·문화적 분위기가 우리나라 가임기 여성의 영양 불량률을 높인 것”이며 “건강한 아이의 출산을 위해서라도 가임기 여성의 영양 불량률이 증가하는 원인을 파악하고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수팀이 남한과 북한 가임기 여성의 식품 섭취 다양성을 비교한 결과, 북한 여성의 하루 식사에서 곡류의 섭취 비율은 99.6%로 남한 여성(100%)과 비슷했다. 북한 여성의 하루 식사 중 육류와 생선 섭취율은 40.4%로 남한 여성(96.4%)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하루 식사를 통해 달걀·메추리알 등 난류와 우유·유제품을 섭취한 북한 여성은 각각 7.7%·2.4%로 매우 드물었다. 남한 여성의 하루 식사 중 난류와 우유·유제품 섭취율은 각각 60.9%·47.9%로, 북한 여성보다 8배·20배 높았다.

윤 교수팀는 “우유와 유제품은 칼슘 공급식품으로 골다공증 우려가 있는 여성에게 섭취의 중요성이 더욱 크다”며 “북한 주민의 영양상태가 개선되고 있다 해도 남한 여성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고 밝혔다.
김시영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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