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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공공기관 사내복지금 1위 기업은행…‘제2임금’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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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복음 기자

승인 : 2016. 07. 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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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공공기관들이 근로자의 복지 증진에 사용해야 할 사내복지금을 콘도이용과 자녀의 입학 기념 선물 등으로 지출해 논란이 일고 있다.

9개 금융공공기관 중 사내복지금이 가장 높은 곳은 기업은행이었으며, 1인당 출연액이 가장 높은 곳은 예금보험공사로 조사됐다. 특히 예보는 1인당 평균 400만원에 달하는 출연액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제2의 임금’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27일 시민단체 바른사회시민회의에 따르면 지난해 9개 금융공공기관(예금보험공사·한국자산관리공사·한국주택금융공사·신용보증기금·기술신용보증기금·한국산업은행·중소기업은행·한국수출입은행·한국예탁결제원) 중 가장 많은 사내근로복지기금을 받은 곳은 기업은행이다. 기업은행의 사내근로복지기금 출연액은 전년도 세전순이익(1조2188억)의 3%인 366억원으로 1인당 평균 출연액만 279만원에 달한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총 434억5600만원의 사내복지금을 사용했는데 여기에는 자녀 학자금, 의료비 및 건강검진비, 경조사비 등이 모두 포함된다. 이 중 지난해 기업은행이 문화여가비로 가장 많이 지출한 내역은 콘도이용료로 4억9760만원을 사용했다.
기업은행의 사내복지금 출연액은 2011년 290억원, 2012년 400억원, 2013년 595억원으로 계속 늘어나다가 2014년 정부가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을 내놓으면서 213억원으로 뚝 떨어졌다. 하지만 지난해 366억원으로 약 150억원이 늘어난 셈이다.

공공기관들의 평균 사내복지기금액은 200억7000만원 수준으로 기업은행은 이보다 160억원이 초과한 금액을 받았다.

시중은행의 경우 행우회와 사내근로복지기금을 별도의 법인으로 만들어 경조사비 등을 처리하고 있다. 사내금은 은행의 출자금으로 하고 있으며 자녀의 학자금(유치원은 15만원 등)에 주로 사용하고 있지만 300억원보다 훨씬 적은 수준으로 전해졌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다른 공공기관보다는 적은 수준”이라며 “세전이익의 3%를 받아 지급되는 것으로 ‘신의 직장’과 같은 오해를 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1인당 출연액이 가장 많은 곳은 예금보험공사로 1인당 평균 398만원에 달하는 사내복지금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보는 지난해 총 30억원의 사내복지금을 출연받으며 경조사비와 문화비, 창립기념품 비용 등으로 사용하고 있다. 예보는 지난해 기념품비용으로만 2억2000만원을 사용했는데 이 중 가장 크게 지급된 비용은 설 명절 기념품(6300만원)과 추석 명절 기념품(6200만원)이다.

이 외에도 ‘일·가정 양립지원비’로 총 1억원이 넘는 금액이 지급됐다. 예보는 지난 2012년 당시 정규직을 대상으로 자녀의 입학축하 기념 가방 비용으로만 1200만원을 지급한 바 있다. 당시 초등학생 자녀에겐 135만원, 중·고등학생에겐 290만원까지 줄 수 있었다.

특히 예보의 경우 지난 5년간 출연된 사내복지기금 중 지난해가 가장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예보의 출연금은 2011년 23억원에서 2015년 30억원 수준으로 증가했다. 출연금 비율(전년도 세전순이익/출연액)은 2011년과 2014년 각각 0.17%, 0.28%였다가 지난해 0.79%까지 올랐다.

예보의 1인당 출연금은 공공기관들의 평균 출연액인 89만4000원의 약 4.5배이며, 민간기업(25만5600원)과는 무려 15배가량 차이가 난다.

예보 관계자는 “정규직이나 비정규직 차별 없이 경조금 등을 지급하고 있다”며 “출연금액을 직원에게 3%대의 이자로 빌려주고 그 수익금으로 비용을 처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른사회시민회의는 사내복지기금이 근로자의 낮은 복지 수준을 금전적으로 보상해주기 위한 개념인데도 불구하고 ‘제2의 임금’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들 금융공공기관들은 월급 수준도 상당하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금융공공기관들 직원 평균 연봉은 한국예탁결제원이 1억400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이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9435만원, 9241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기업은행은 9100만원으로 16위를 차지했고, 예보는 8481만원으로 35위를 기록했다.

이수영 바른사회시민회의 경제팀장은 “금융공공기관들의 급여가 낮다고 보기 어렵다”며 “정부의 권고로 공공기관 정상화 과정을 거쳤어도 과한 복리후생제도는 여전히 고쳐지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윤복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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