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國家新聞出版廣電總局)은 지난 7월 1일 게임 서비스 허가 권한인 '판호(版號)'를 권고에서 의무로 변경했다.
그간 판호는 중국 정부가 외산 게임을 규제하고 자국 산업을 보호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CD에 PC 온라인 게임 클라이언트를 담아 심의 받는 방식으로 진행됐고, 그 기간이 6개월에서 1년가량 소요되어 국내를 비롯해 해외 게임사들이 중국 시장 진출의 가장 큰 난제로 불렸다.
하지만 문제는 이번 조치가 모바일 게임까지 모두 판호의 덫에 걸려들면서 발생했다. 온라인 게임이 주도하던 시절에는 판호가 중국 시장 내 외산 게임을 규제하는데 일조했지만, 모바일 게임까지 포함되어 산업 자체가 대기업 위주 재편 또는 말살 위기에 처했다.
게다가 중국은 자국산 게임이 시장의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는 곳이어서 이번 조치로 중국 모바일 게임 산업 성장에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개정된 판호는 모바일 2대에 유심(USIM) 카드를 꽂고 APK(안드로이드 애플리케이션 패키지)를 설치 한 후에 택배로 보내는 방식을 접수 방식으로 취하고 있어 또 다른 불만을 야기하고 있다. 지난 2012년 중국 신문출판광전총국의 인원은 공무원 3명, 전담인력 50여 명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밝혔는데, 이 인원으로 쏟아지는 판호를 신청하는 모바일 게임 전체를 심의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에 가깝다.
우여곡절 끝에 정상적인 신청을 하더라도 난관은 또 존재한다. 판호 발급까지 걸리는 '시간'이다. 10년 혹은 그 이상을 바라보는 PC 온라인 게임은 6개월에서 1년의 발급 기간이 크게 부담을 갖지 않을 수도 있지만, 6개월 만에 시장의 트렌드가 변하는 모바일 게임은 메가톤급 '리스크'다.
실제 中 텐센트와 현지 유통 계약을 맺은 국내 개발사들이 텐센트가 제시한 허들을 넘지 못하고 6개월 이상 출시를 미루다가 결국 포기한 다수의 사례가 이를 입증한다.
또한 5만~6만 위안(850만 원~1030만 원)에 달하는 판호 신청 비용은 자금난에 시달리는 중국 스타트업에게 또 다른 벽으로 다가왔다. 이는 중국 출시를 바라는 국내 중소 개발사에게도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대기업은 몰라도 당장 카피캣을 만들어 매출에 급급한 회사가 부지기수인 상황에 이 같은 조치는 아예 스타트 업을 말살하는 정책에 가깝다.
중국 현지의 반응도 좋지 않다. 개정된 판호가 외산 게임 규제가 아닌 중국 게임 업계를 죽이고 있다고 볼멘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심지어 정부가 쉽게 통제할 수 있는 대기업 위주로 시장을 재편하고 있다는 소문까지 불거지고 있다.
중국 공업정보화부,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이 지난 2월 22일 내놓은 외국계 합자회사 인터넷콘텐츠 사업 규제에 이어 또다시 등장한 규제. 현재로서는 개정된 판호를 주시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개선의 여지는 얼마든지 남아있다. 현 절차를 그대로 유지했다간 중국 모바일 게임 시장은 일부 대기업 이외 모든 스타트 업이 사멸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