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중화’가 초대박 사극이 되지 못하는 이유…“적은 내부에 있다!” |
MBC 창사 55주년 특별기획 ‘옥중화’가 기대보다 저조한 시청률과 화제성으로 ‘초대박 드라마’ 반열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허준’ ‘대장금’ ‘이산’을 만든 사극계의 거장 이병훈 감독과 ‘허준’ ‘상도’ ‘아이리스’ ‘바람의 나라’ 등을 집필한 최완규 작가의 만남으로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은 ‘옥중화’는 첫 방송 이후부터 동 시간대 시청률 순위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 정도 성적에 만족하기에는 많이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
‘옥중화’는 5월에 방송된 5회에서 자체 최고 시청률 20.3%를 기록한 뒤 줄곧 10% 후반대에 머물러 있다. 화제성 면에서는 동 시간대 방송되는 ‘미녀 공심이’에게 밀린다.
이처럼 ‘옥중화’가 뜨뜻미지근한 반응의 드라마로 전락한 이유는 무엇일가. 그 답은 작품 안에서 찾을 수 있다.
가장 먼저 시청자들은 ‘옥중화’의 여주인공인 진세연의 무게감을 지적한다. 극 중 옥녀로 분하고 있는 그는 무난한 연기력으로 큰 논란 없이 극을 잘 이끌었다. 하지만 그 이상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진세연의 무게감과 존재감이 약해진 이유는 극 중 옥녀의 상황 변화에 있다. 초반 옥녀는 ‘영특한 천재 소녀’ 이미지로 그려졌다. 아역을 맡은 정다빈의 연기는 이러한 설정 덕분에 더 빛이 났다.
하지만 성인이 된 옥녀에게서는 소녀 시절만큼의 영특함을 찾을 수 없다. 더욱이 그가 그런 재능을 발휘할 기회도 많지가 않았다.
가장 큰 문제는 옥녀를 주축으로 한 메인 플롯이 거의 부재하다는 것이다. 윤태원(고수), 명종(서하준), 성지헌(최태준) 등 옥녀와 연을 맺고 있는 남자는 수두룩하지만 이들과의 멜로는 계속 어장 관리 중이다.
또한 자신의 친어머니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궁금해 했던 옥녀는 숱한 상황 변화에 그 의지를 꺾인 것인지 이제 이에 관심조차 없는 모습이다.
옥녀 못지않게 남성 배역들이 단순하게 쓰이는 것도 ‘옥중화’의 한계로 지적된다. 태원은 정난정(박주미)에 대한 복수가 삶의 가장 중요한 과제처럼 행동한다. 옥녀에 대한 애정보다도 정난정에 대한 적개심이 앞서 있기 때문에 늘 사랑 앞에서 머뭇거린다.
어떤 일을 작당할 때는 이지함(주진모)과 전우치(이세창)가 반드시 등장한다. 이지함은 별 하는 일 없이 대장 노릇을 하고 실질적인 일은 전우치와 천둥(쇼리)이 도맡는 형국이다. 하지만 결국 이 모든 일을 총괄기획하는 것은 옥녀와 태원이다.
박주미의 나아지지 않는 연기력은 드라마의 몰입도를 크게 떨어뜨린다. 그의 사극 연기는 거의 매회 어색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그의 연기는 크게 나아지지 않는 형편이다. 옥녀-태원과 대척점에 서서 팽팽한 긴장감을 보여줘야 하는 정난정이 부자연스러운 모습으로 등장하니 시청자들의 마음이 동할 리 없다.
‘옥중화’의 전작인 ‘결혼계약’은 빤한 시한부 소재의 멜로 이야기를 그리면서도 이서진-유이의 연기력과 호흡으로 20% 이상의 시청률과 그에 버금가는 화제성을 만들어 냈다.
29회를 남겨둔 ‘옥중화’가 이대로 안주할지, 아니면 문제점들을 개선하고 더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을지 두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