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CJ헬로비전 인수합병 ‘급물살’ 탈까

공정위 7개월 심사 대장정 일단락
미래부·방통위 결정만 남아

공정거래위원회가 SK텔레콤에 CJ헬로비전 기업결합 관련 심사보고서를 7개월 만에 발송했다. 공정위는 심사보고서에 대한 SK텔레콤의 입장을 수렴한 뒤 이르면 이달 중 전원회의를 열어 최종 입장을 결정할 계획이다.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공정위 보고서를 참고해 이르면 11월 중 최종 결론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SK텔레콤에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심사보고서를 발송했다. 공정위는 이번 인수·합병 건이 지금까지 선례가 없는 통신시장 1위 사업자와 케이블TV 1위 사업자 간 합병이라는 점에서 경쟁제한성을 다각적으로 검토해왔다.

보고서에는 양사의 인수합병이 방송통신시장의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있을 경우 이를 해소할 수 있는 조건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하면 지방의 지역 케이블 사업자간 경쟁을 제한하므로 상당 부분을 매각해야 한다는 것.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이동통신 1위, 케이블방송 1위 사업자 간 결합이라는 특수성이 인수합병 조건에 반영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SK텔레콤이 보고서에 대한 의견을 이달 중순까지 제출하면, 공정위는 전원회의에서 최종 입장을 도출해 미래부에 전달한다. 업계에선 공정위가 20일 열릴 전원회의에서 해당 안건을 처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본심사는 미래부와 방통위가 맡는다. 미래부가 방송사업자 M&A에 대한 심사결과와 조건을 방통위에 넘기면 방통위가 이를 검토해 사전 동의를 하게 된다. 방송법에 따라 케이블TV의 합병 허가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사전동의가 필요하다.

미래부와 방통위는 90일, 최대 180일을 심사기간으로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최양희 미래부 장관과 최성준 방통위원장이 그간 공정위의 조속한 심사를 요구하는 입장을 밝혀온 만큼 예상보다 심사기간이 줄어들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최 장관은 지난 5월 출입기자단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정재찬 공정위원장에게 심사진행이 늦지 않냐는 얘기를 비공식적으로 한 적이 있다”며 “결론이 조기에 나서 통보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 위원장도 지난 4월 취임 2주년 기념 간담회에서 “기존 유료방송 재허가 사전동의를 할 때도 미래부와 협의해 미래부가 55일, 방통위가 35일 정도를 썼다”며 “이번에도 그렇게 될 것 같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한편, 공정위 심사가 7개월 동안 지속되면서 케이블업계의 혼란이 가중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케이블협회는 지난달 성명을 통해 “케이블업계가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할 수 있도록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 심사가 조속히 마무리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SK텔레콤 역시 “방송과 통신의 융합을 통한 규모의 경제 실현을 위한 ‘골든타임’을 놓쳐선 안 된다”고 강조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