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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균의 Zoom-人]‘중졸 신화’ 中企 CEO, 흙수저 후배들에게 ‘길’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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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균 기자

승인 : 2016. 06. 29. 11:00

박용주 지비스타일 대표
박용주 지비스타일 대표
“잊지말자. 나는 어머니의 자부심이다. 모자라고 부족한 자식이 아니다.”(tvN 드라마 ‘미생’에서 주인공 장그래의 대사)

학력을 둘러싼 우리 사회의 편견을 넘어 ‘성공 신화’의 주인공이 된 중졸(中卒) 출신의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이들은 ‘긍정’과 ‘도전’이라는 DNA를 바탕으로 한국 경제의 희망인 작지만 강한 기업을 일궈냈다. 학력을 중시하는 이 사회에서 철저한 아웃사이더였던 중졸 중기 CEO들은 현실의 벽 앞에서 힘들어하는 ‘흙수저’ 후배들에게 얘기한다. “역경도 자산이다.”

아동용 내의업체 지비스타일은 최근 유아동기업 최초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소비자중심경영(CCM)’ 인증을 획득했다. 지비스타일의 ‘무냐무냐’는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유일한 토종브랜드다. 박용주 지비스타일 대표는 1954년 가난한 집안의 일곱째 막내 아들로 태어났다. 경북 포항에서 중학교를 마치 후 군대에 다녀온 뒤 울산에 있는 섬유회사에 취직해 일했다. 이후 서울로 올라와 동대문시장에서 장사도 했다. 1991년 창업해 매출 700억원대 회사를 일궜다.

박 대표는 경영혁신형 중소기업 단체인 ‘메인비즈협회’ 회장도 맡고 있다. 그는 회원사들의 중국 진출 지원에 힘을 쏟고 있다. 지비스타일은 올해 국내 아웃렛몰과 중국 직영점 중심으로 매출을 늘려 750억원 달성에 도전한다.
김원길 바이네르 대표
김원길 바이네르 대표
컴포트화(편한구두) 바이네르의 김원길 대표는 충남 당진에서 중학교를 졸업한 뒤 제화공으로 취직, 구두 브랜드 대표에 오른 자수성가 기업인이다. 김 대표는 18세 때 상경해 서울 영등포와 경기 성남 등을 떠돌며 구두기술을 배웠다. 1994년 세상에서 가장 편한 구두를 만들겠다는 목표로 사업을 시작해 최근 국내 기능성 구두업계 1위에 올랐다. 제화 업계에서 몇 안 되는 구두 기술자 출신 CEO다.

그는 행복 나눔문화 전파에 앞장서고 있다. 2007년부터 10년째 어르신을 위한 ‘효도잔치’를 열고 있고, 매년 5억원 이상을 불우한 이웃을 위해 사회에 내놓는다. 1억원 이상 고액기부자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이다. 김 대표는 취업난으로 고통받는 청년들을 지원하기 위해 올해 안에 ‘청년벤처창업사관학교’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김진수 삼호용접기 대표
김진수 삼호용접기 대표
34년째 용접기 제작 외길을 걷고 있는 김진수 삼호용접기 대표는 중졸 학력으로 탄광 등지를 전전하다 ‘먹고 살 길은 기술’이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전기 기술을 배웠다. ‘용접기계의 귀재’로 불리는 김 대표는 지난 1982년 대우조선 공무부 전기과에 취업해 용접기 정비를 맡으면서 용접과 첫 인연을 맺었다. 이후 용접 케이블 커넥터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오류가 0%인 용접제어선 자동 측정기를 개발하는 등 발명에 힘썼다.

기술 개발에 대한 그의 노력은 각종 수상으로 이어졌다. 김 대표는 지난 5월 자동차운반선에 사용하는 차량 결박용 지지대인 ‘홀컵’을 자동으로 용접하는 기기인 ‘라이싱 포트’를 개발해 용접 작업환경과 용접 품질을 개선한 공로를 인정받아 미래창조과학부의 ‘대한민국 엔지니어상’을 수상했다. 앞서 2009년에는 고용노동부의 ‘3월의 기능한국인’으로 선정했다.

아이기스화진화장품 강현송 회장은 나무젓가락 생산 공장, 오징어잡이, 막노동, 길거리 사진사, 택시기사, 호떡장사 등 37가지 직업을 전전한 뒤 1982년 화장품 방문판매 전문기업 화진화장품을 창업했다. 강 회장은 직원 채용 때 학벌을 따지지 않는다. 그는 2007년 (사)국민일복운동본부 총재로 취임하며 사회 공익을 위한 자선활동을 시작했다.

이 밖에도 워커홀릭 CEO로 유명한 오렌지팩토리 전상용 대표와 이야기있는 외식 공간 오진권 대표, 김성길 대성중공업 회장 등이 대표적인 중기업계 ‘중졸 신화’의 주인공들이다.

정해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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