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2016년 경제·산업전망 세미나’를 열고 하반기에도 불리한 경영환경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수주 회복은 미미하고 캐나다의 원유 생산 회복과 미국 금리 인상으로 국제유가 상승도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다.
우리 조선업계는 상반기 말미쯤 돼서야 간신히 수주 물꼬를 텄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지난달 쿠웨이트의 AMPTC사에서 15만9000DWT(재화중량톤)급 탱커 2척을 수주했다. 이번 수주는 현대중공업과 AMPTC가 지난 3월 체결한 선박 계약의 옵션 2척을 발효한 데 따른 것이다. 대우조선해양도 최근 지난해 11월 이후 7개월여 만에 수주에 성공했다. 대우조선은 그리스 안젤리쿠시스그룹 산하 마란가스와 마란탱커스에서 액화천연가스(LNG)선 2척,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2척을 각각 수주했다.
성동조선해양 역시 7개월 만에 수주 가뭄에서 탈출하는 데 성공했다. 그리스에서 7만5000톤급 정유운반선 4척(옵션 2척 포함), 약 1억7000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며 한숨을 돌렸다. 대선조선은 SUS(스테인리스 스틸)탱커 4척과 PC(석유화학제품 운반)선 2척을 따냈다.
국내 조선 ‘빅3’ 중에서 삼성중공업만 아직 수주 소식이 없다.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은 그리스 포시도니아에서 “수주가 몇 건 진행되는 게 있으나 조선 산업의 불황 속에 협상에서 우위에 있는 선주들이 선가를 낮추려 해 줄다리기 중”이라며 “아무리 급해도 시장을 교란하고, 추후 부담으로 돌아올 저가수주를 하지는 않으려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주시해야 할 건 하반기 국제유가 움직임이다. 저유가 행진이 멈출 경우 국내 조선업에 심각한 타격을 줬던 해양플랜트도 인도연기나 발주 취소를 피할 수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올 상반기 수주 실적은 최악이었다”며 “하반기는 유가 변동에 따라 실적이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대우조선 옥포조선소는 2014년 11월부터 19개월 연속으로 수주잔량 1위를 유지하고 있다. 2위는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439만7000CGT, 81척)이며, 3위는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433만5000CGT, 91척) 순이다. 중국 상하이 와이가오차오조선소(311만4000CGT, 78척)는 지난 4월 5위에서 이번에 4위로 한 계단 올라섰고, 현대삼호중공업 영암조선소(287만2000CGT, 71척)는 5위로 밀려났다.
업체별 수주잔량 순위는 현대중공업그룹이 1위·대우조선해양이 2위·일본 이마바리조선이 3위·삼성중공업이 4위를 각각 차지했다. 클락슨 리서치는 이번 호에서 STX조선해양이 지난달 말 부도를 냈다고 전하면서 한국 정부가 조선·해운업계를 위해 11조원 규모의 구제금융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는 뉴스를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