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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갈등’ 치킨게임 치닫는 새누리… “절충·타협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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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유진 기자

승인 : 2016. 03. 17.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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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 한 장면/ 사진=연합뉴스
새누리당의 4·13 총선 공천 갈등이 최악의 상황으로 격화되면서 절충과 중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천 갈등의 근본 원인은 계파의 이익 때문이다.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계 중 어느 쪽이 더 많이 살아남는가에 따라 미래 권력이 달려있기 때문에 한 치의 양보 없는 수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비박계 출신으로 당권을 쥔 김무성 대표와 친박계를 등에 업은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의 갈등은 파워게임으로 비화하고 있다. 정치권에선 두 사람의 갈등을 두고 이름의 한 글자씩을 따 ‘무한갈등’(김무성·이한구의 충돌)이라고도 언급하고 있다. 갈등의 해결 기미가 도무지 보이지 않는다는 얘기다.

향후 전망은 엇갈린다. 김 대표가 파워게임에서 밀릴 경우 여권을 장악하고 있는 친박계가 자파 위주의 공천을 강행할 가능성이 크다. 공천권을 둘러싼 갈등은 17일 최고위원회까지 번졌다. 김 대표를 뺀 채 친박계 원유철 원내대표와 서청원, 김태호, 이인제 최고위원들이 그들만의 ‘간담회’를 연 것이다.
전날 이재오·진영 등 비박계 의원들의 공천 학살을 비판한 김 대표 매주 목요일에 열리는 최고위원회의를 열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친박계 인사들은 ‘간담회’라는 임시 명칭을 붙여 회의를 강행했다. 사전 연락을 받지 못한 김 대표는 이날 오전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자기들끼리 간담회 하는 것에 대해 내가 뭐라고 할 사안이 아니다”고 우회적으로 불쾌감을 표하기도 했다.

반면 김 대표가 최후의 보루인 ‘공천갈등 카드’를 내밀어 반격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중앙선관위에 정당 공천장을 낼 때 당인과 대표 도장, 두 가지 도장이 찍혀야 하는데 김 대표가 이를 거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지난달 비공개 회의에서 “공관위가 당헌·당규에 위배된 결정을 하면 최고위에서 의결되더라도 당 대표로서 공천장에 도장을 못 찍는다”고 공언한 바 있다. 다만 이 경우 공천 마비라는 최악의 사태에 직면할 공산이 크고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같은 갈등의 배경은 양 계파가 서로 ‘공천 학살’이라는 트라우마를 안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앞서 2008년 18대 총선에선 친이(친이명박)계가 칼자루를 쥐고 친박계를 대거 잘라냈고 권력 지형은 친이계를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됐다. 반면 4년 뒤 박근혜 당시 비상대책위원장 체제가 수립된 2012년 총선에서는 친이계 인사들이 공천에서 탈락한 경험이 있다. 이후 일련의 현안을 놓고 친박·친이가 대립하면서 계파 간 갈등은 지속돼 왔다.

문제는 공천 작업이 치킨게임 양상을 띠면서 원칙도, 개혁도 없는 악순환이 재연되고 있다는 점이다. 일각에선 지난 총선의 공천 실패로 ‘질래야 질 수 없는 선거’에서 졌다던 야당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김창남 경희대학교 언론정보대학원 교수(정치학)는 “새누리당 공천 갈등은 당내 리더십의 부재와 보편적인 판단 기준의 결여를 드러냈다”며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실종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협소한 정치적 이익 다툼은 결국 당원과 국민의 희생을 야기할 수 있다”며 “운용의 묘를 발휘해 절충점을 찾아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임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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