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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 화웨이 스마트폰 물량공세…유럽 휩쓰는 황사바람

[취재뒷담화] 화웨이 스마트폰 물량공세…유럽 휩쓰는 황사바람

기사승인 2016. 03. 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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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로마 관광 중심지 스페인광장에 들어서고 있는 화웨이 매장 공사현장./사진= 박지은 기자 @Ji00516
유럽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발 황사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습니다. 지난해 9월 국제가전전시회 ‘IFA 2015’ 이후 6개월 만에 찾은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6 현장에서도 메인스폰서 화웨이의 기세는 대단했습니다. 1·3홀에 마련된 화웨이 부스는 일반 대형 부스의 3배에 달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규모였습니다.

MWC에서만 화웨이가 주목받은 것은 아닙니다. 지중해 건너 이탈리아 로마로 이동했을 땐 시내 곳곳에 대형 화웨이 매장이 들어서는 모습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습니다. 화웨이의 지난해 스마트폰 판매량은 1억800만대로 삼성·애플에 이어 세계 3위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주로 메탈 디자인 스마트폰을 판매하는데 가격은 아이폰의 3분의2 수준이라 인기가 높다고 하는 군요.

스마트폰 판매점에서도 비슷한 분위기였습니다. 트래비분수 인근에 있는 통신사 ‘오렌지’ 대리점에서도 화웨이의 ‘P8’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이탈리아인 직원이 “메탈 스마트폰을 찾는 사람들 가운데 화웨이 제품을 선택하는 이들이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애플의 ‘아이폰6S’ ‘아이폰6’, 삼성전자의 ‘갤럭시S6’와도 나란히 전시돼 달라진 위상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화웨이의 본업은 스마트폰이 아니라 통신장비입니다. 인민해방군 통신분야 기술장교 출신 런징페이가 중국 선전에서 창업한 후 전 세계 이동통신사에 네트워크 장비를 납품하고 있지요. 국내에선 LG유플러스 LTE 네트워크가 화웨이의 기술력으로 완성됐습니다.

글로벌 이동통신사와 거래하던 화웨이가 스마트폰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었을 겁니다. 국내 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가전제품을 생산하다가 스마트폰을 만들었듯이 중국도 하이얼·하이센스 등 가전사들의 스마트폰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화웨이 부스에서 만난 한 관계자는 “화웨이의 강점은 이동통신사들과 폭넓은 거래선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통신망을 팔던 이동통신사에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식”이라고 귀띔했습니다.

스포츠에 열광하는 유럽의 지역적 특성에 맞게 ‘스포츠영웅’을 모델로 발탁하는 전략도 승승장구 비결로 손꼽힙니다. 화웨이는 지난해 폴란드 국가대표 축구선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와 스마트폰 모델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시장조사기관 GFK에 따르면 화웨이의 폴란드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초 2%에서 연말께 19%까지 치솟았습니다. 전략이 제대로 먹힌 셈이죠. 체코에선 하키 스타 야로미르 야그르, 노르웨이에선 스키 챔피언 트레헤세 요하우그가 화웨이 모델로 활약 중입니다.

중국 업체들의 승승장구를 바라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부스로 고개를 돌렸습니다. 이번 MWC 2016에서 삼성과 LG 모두 전략 제품으로 주목받았습니다. 하지만 화려한 주인공의 자리는 중국 업체들에게 내줬다는 인상도 지울 수 없었습니다. 5G와 가상현실(VR) 등 새로운 시장에선 국내 업체들이 다시 두각을 나타내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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