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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이웅열 코오롱 회장의 승부수...‘수처리기업 IPO’

[마켓파워]이웅열 코오롱 회장의 승부수...‘수처리기업 IPO’

기사승인 2016. 02. 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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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사업 주력 위해 수처리사업 교통정리..그룹 내 자금동원 여의치 않아
핀벤처스 풋옵션 계약도 걸림돌...IPO 통한 자금조달 나설 가능성 높아
코오롱그룹-수처리사업-재편-현황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미래먹거리로 중점 추진하고 있는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이 수처리사업 강화에 나섰다. 하수처리업체인 코오롱워터앤에너지를 인적분할해 신규 사업 진출을 위한 교통정리에 나선 가운데 이 회장이 기업공개(IPO)라는 승부수를 띄울 것을 염두에 두고 사업재편에 나섰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인적분할을 통해 신설되는 코오롱에너지의 최대주주이자 그룹 지주회사인 코오롱은 사업재편 과정에서 네오뷰코오롱(현 코오롱아우토) 등 실적 부진에 허덕이던 자회사를 지원해오느라 자금조달 능력이 충분치 않은 상황이다. 게다가 코오롱워터앤에너지가 핀벤처스와 상장을 조건으로 체결한 풋옵션 계약금액도 약 600억원에 달한다. 이래저래 자금난에서 자유롭지 않은 코오롱그룹이 신규 사업 투자 확대를 위해 IPO를 통한 대규모 자금조달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코오롱에너지는 코오롱하이드로제닉스·피오르드프로세싱코리아 등 신규 사업을 위해 외국 기업과 합작해 설립한 법인들을 자회사로 거느리게 된다. 코오롱워터앤에너지가 보유하고 있던 코오롱하이드로제닉스(51%)와 피오르드프로세싱코리아(25.5%), 코오롱환경서비스(60%) 등의 지분을 승계한 것이다.

코오롱하이드로제닉스는 2014년 캐나다의 수소기반발전기, 수소발생 제조 및 개발업체인 하이드로제닉스와 손잡고 설립한 법인이며, 피오르드프로세싱코리아는 석유·가스 플랜트 수처리 사업 진출을 위해 같은 해 코오롱프로세스시스템을 노르웨이 기업인 아커솔루션과의 합작을 통해 새롭게 출범시킨 회사다.

이번 분할을 통해 에너지·플랜트 사업을 영위하게 될 코오롱에너지는 신규 사업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분할대상에 ‘기타 신규사업을 영위하는 투자 사업부문’을 명시했고, 교두보로 삼은 합작법인들을 자회사로 거느린 만큼 사업 확장을 통한 몸집불리기에 힘쓸 방침이다.

다만 이를 위한 자금사정이 넉넉하지 않아 우려스러운 시선을 받고 있다. 설립 첫 해 적자를 기록한 코오롱하이드로제닉스나 피오르드프로세싱코리아는 회사가 세워진지 2년이 채 안돼 아직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회사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코오롱에너지의 꾸준한 자금지원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해줄 코오롱의 자금동원 여력도 충분치 않다. 코오롱은 지난 15년간 3000억원을 쏟아부은 코오롱아우토의 재기를 위해 지난해 11월 37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결정한데 이어 올해 1월에도 80억원을 추가 출자했다. 또 레저분야 사업 재편을 위해 계열사 코오롱엘에스아이 주식 200만주를 150억원에 취득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코오롱의 유동자산은 204억원인데 비해 유동부채는 3668억원에 달해 유동비율은 5.56%에 불과했다. 이익잉여금도 감소 추세다. 2013년말 3028억원이었던 이익잉여금은 2014년말 1954억원을 거쳐 지난해 3분기 1443억원을 기록하며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2009년 코오롱워터앤에너지가 상환전환우선주(RCPS) 100억원을 포함해 500억원을 투자받으면서 상장을 조건으로 체결한 핀벤처스와의 풋옵션 계약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한 차례 연기된 계약시점이 다음달까지로, 핀벤처스가 풋옵션을 행사할 경우 연 복리를 감안하면 코오롱이 부담해야 할 금액은 6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일각에서는 핀벤처스가 인적분할을 통해 보유하게 된 코오롱에너지 지분을 코오롱의 코오롱워터앤에너지 지분과 맞교환하는 방식으로 코오롱워터앤에너지 경영권 확보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이에 업계에서는 코오롱그룹이 코오롱워터앤에너지나 코오롱에너지 상장을 통해 대규모 자금조달에 나설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업 재편 과정에서 소요되는 비용을 충당하고 핵심사업에의 집중투자를 위해 현 상황에서 IPO가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힌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코오롱 관계자는 “인적분할은 경영효율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차원에서 진행된 것으로 핀벤처스와의 풋옵션 계약에 대해서는 협의가 진행 중이다”며 “코오롱에너지 상장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할 단계가 아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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