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등 삼성가 3세들의 경영승계 자금 마련시 기업가치 하락대비용 관측
1999년이후 매년 4~60%넘는 증가세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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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회장 등 삼성 3세들이 보유한 삼성SDS 지분은 향후 삼성 지배력을 강화하는 데 필요한 재원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다.
시장에선 삼성SDS의 가장 큰 리스크로 3세들 보유 지분의 향방을 꼽고 있다. 삼성SDS 지분을 보유한 이 부회장을 비롯해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장 사장이 삼성SDS의 지분을 활용한 재원 마련에 나설 경우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막대하게 쌓아 놓은 이익잉여금이 적절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익잉여금은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얻은 자금으로 배당이나 투자, 상여금 등으로 지출하지 않고 남겨놓은 유보금이다. 이런 이유에서 삼성SDS가 투자 등 실제로 필요한 부분에 잉여금을 사용하지 않고 오너리스크용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SDS의 지난해 3분기 이익잉여금(별도재무제표 기준)은 2조9480억원으로 이변이 없는 한 지난해말 기준으로 이익잉여금은 3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는 2014년 이익잉여금 2조7640억원 대비 6% 이상 늘어난 수준으로 연결기준 적용시 이익잉여금은 3조5000억원대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삼성SDS의 이익잉여금은 매년 최소 5%에서 최대 67%에 달하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왔다. 이 부회장이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매입했던 1999년 597억원이던 이익잉여금은 2001년 1623억원, 2007년 8877억원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이후 2014년 유가증권 시장 상장과 함께 2조7000억원을 넘어섰다. 이 부회장이 주요주주로 이름을 올려 왔던 지난 16년 사이 470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이익잉여금의 이런 급격한 증가는 매년 이월시키는 잉여금의 규모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2010년 미처분이익잉여금은 1조5678억원 수준에서 2014년 2조6678억원으로 1조1000억원 증가했고,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미처분이익잉여금은 2조8665억원으로 전년말 대비 7% 늘었다.
현재 업계에서는 삼성SDS가 당분간 ‘현금 쌓기’에 더 집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달 서울 역삼동에 위치한 멀티캠퍼스 건물을 삼성SRA자산운용에 1260억원을 받고 매각한 것도 이런 스탠스와 맞물려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SDS관계자는 “제조기업이 아니기 때문에 데이터 센터 외에는 건물 자산을 보유하지 않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일각에서는 지난달 15일 국세청이 삼성네트웍스 합병평가차익 관련해 법인세 1490억원을 추징한 것과 같은 예상치 못한 자금 유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란 예상이다.
일단 삼성SDS가 현재 보유한 3조원이 넘는 현금은 투자자 달래기 용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실제 삼성SDS는 2013년 주당 250원씩 총 193억원을 배당으로 사용한 것과 달리 2014년에는 주당 배당금을 500원으로 늘려 지난해 총 387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올해도 주당 배당금을 500원으로 책정해 주주친화책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8%대로 예상되는 배당성향은 올해와 내년 9%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는 모습이다.
삼성SDS가 배당에 신경을 쓰는 이유는 지난해부터 주가가 24만원에서 30만원 사이에 갇혀있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데 있다. 투자자들이 우려하는 이 부회장 등 삼성 3세들의 지분매각에 따른 기업가치 하락은 안정적인 실적과 견조한 재무상태에도 불안요소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SDS의 주가는 지난달 28일 이 부회장의 지분매각 소식에 26만1000원이던 주가는 이날 20만1000원을 기록하며 4거래일만에 23%가 빠졌다.
투자를 위해 사용한 현금이 오히려 감소하고 있는 점도 투자자 달래기에 더 공을 들일 것이란 관측이다. 지난해 삼성SDS의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연결기준으로 2900억~3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되고 있다. 2014년 사용한 8430억원 대비 2배 이상 급감할 전망이다.
다만 기업가치 재고와 맞물려 기업경쟁력 강화에도 소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 사업 및 신사업 추진과 관련해 인수합병(M&A) 등 적극적인 경영활동도 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최근 강원도 춘천에 다섯번째 데이터 센터 건설을 위한 행보에 나선 것과 신규사업에 대한 재평가를 실시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총수일가의 지분보유는 그룹내 성장 기대와 지분매각 이슈 등 양날의 칼로 작용하고 있다”며 “현재 지분매각이슈는 기업가치를 떨어뜨리는 원인이 될 수 있어 투자자 인식 변화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