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 신제품 공급 6개월 지연
운동화 물빠짐현상 '품질저하'도
재무상태 부실 속 마케팅만 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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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패션브랜드 스베누가 사면초가에 빠졌다. 외부적으로는 ‘연 매출 400억원대’ ‘백화점 등 주요 유통망 진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이하 맨유)와 파트너쉽 체결’ 등 승승장구하고 있는 모양새지만, 내부적으로는 곪을 대로 곪은 문제들이 하나둘씩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시작은 내부에서 터졌다. 지난 1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스베누 대리점 옆에 스베누 땡처리 매장이 생겼다며 길거리에서 항의하는 가맹점주 사진이 올라왔다. 대구 지역에서 스베누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해당 가맹점주는 “가맹비 내고 오픈한 대리점 옆에 땡처리 업체를 여는게 말이 됩니까? 매장 공급가보다 절반이상 싸게 공급해 대리점 죽이는 스베누 본사”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1인 시위를 펼쳤다.
이에 스베누는 다음 날 곧장 진화에 나섰다. 스베누 측은 “스베누 제품 중 비품·가품·폐기대상 제품들이 불법적인 루트를 통해 판매되고 있다”면서 “현재 대구에 있는 속칭 땡처리 매장은 본사에서 진행하는 부분이 아니며 본사에서는 확인 즉시 해당 불법매장에 방문해 판매 중단 요청 및 법적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스베누는 앞서 10월에도 ‘스베누 불법유통제품관련안내’라는 제목으로 소비자의 주의를 촉구한 바 있다.
그러나 확인 결과 해당 가맹점주의 말은 달랐다. 해당 점주는 “땡처리 업체에서 판매하는 제품이 하자가 있거나 가품이 아닌 정품이라서 문제다. 똑같은 제품을 우리 매장에서는 10만원, 그쪽에서는 3만9000원에 파니 환불 항의가 이어졌다”면서 “본사에는 한 달 전부터 해결해달라고 요구해 직원이 온 적이 있는데 땡처리 업체에서 “본사에서 물건을 샀다”고 주장해 결국 손도 못쓰고 돌아갔다”고 주장했다.
제품공급에도 문제가 생긴 것으로 파악됐다. 매장에는 지난 8월부터 기존제품과 신제품 공급이 중단된 상황이며 여름에 출시 예정이었던 신제품은 12월 말로 연기됐다. 공식 온라인몰에서도 지난 8월 주문한 제품을 현재까지 받지 못한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부산 지역 공장에서 자금난을 겪다가 스베누가 발주하고 안 산 물량을 다른 업자에 판매한 것 같다”면서 “현재 스베누 땡처리 매장만 전국에 10곳이 넘는데, 해당 업체는 스베누 공장에서 물건을 샀으니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고 본사 측은 물건도 없고 해결도 못하고 진퇴양난인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정확한 해명을 본사 측에 수차례 요구했으나 묵묵부답이었다.
반면 스베누는 지난 9월 맨유와 파트너십을 체결할 만큼 마케팅에 돈을 쏟아붓고 있다. 특히 핵심 타깃인 10대에게 친숙한 아이돌·페이스북·게임 마케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아프리카TV에서 온라인게임 BJ ‘소닉’으로 활동했던 황효진 대표가 2013년 10월 론칭한 스베누는 이러한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5조 원대인 국내 제화 시장에서 보기 드물게 급성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문제는 이러한 외형적 성장과 달리 스베누의 재무상태가 부실하다는 점이다. 황 대표는 언론 인터뷰에서 지난해 매출이 500억에 조금 못 미친다고 말했지만 중소기업현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스베누는 지난해 104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2억10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운동화의 품질 논란도 지속되고 있다. 페이스북에는 ‘스베누 왜 신지?’라는 안티페이지가 개설돼 2000명이 넘는 회원이 가입했다. 세탁시 염료가 빠져나와 옮겨 붙는 이염현상으로 지난 2월 세탁 전문업체 크린토피아의 한 매장에서 ‘스베누 운동화는 심한 물빠짐, 이염현상으로 세탁이 불가하다’는 안내문을 게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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