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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화쟁위에 따르면 지난 24일 한 위원장의 중재요청 사항인 △정부 노동정책 개정 추진 중단 △2차 민중총궐기 평화적 진행 △정부와 노동자 대표의 대화 등 3가지를 모두 수용, 조만간 7명 이내로 구성된 긴급 소위원회를 구성 논의를 할 예정이다.
이같은 방침에 한 위원장은 시간을 벌고 한숨 돌리게 됐지만 돌아가는 상황은 녹록치 않다. 화쟁위의 이같은 결정을 둘러싸고 곱지 않은 시선이 끊이지 않고 있어서다. 당장 박근혜 대통령이 폭력시위 근절 의지를 천명한 점이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박 대통령은 같은날 청와대 국무회의에서 “불법 폭력시위 근절을 위해 무엇보다 엄정하고 일관된 법집행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해당 부처나 공무원 의지 못지않게 제도적 뒷받침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화쟁위 관계자는 “정부·경찰에 요청을 해도 모두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는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의 시각도 크게 다르지 않다. 김창남 경희대학교 교수는 “우선 한 위원장에게 불법·폭력 시위 사태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한 위원장이 지금 상황에서 중재요청 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조계종도 종교적 입장에서 어려운 부분은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정부와 범법자 사이에서 중재를 하는 경우는 없다”고 강조했다. 중재 실현 여부와 관계없이 현 사태를 냉정하게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한 위원장과 민주노총에 대한 신자들의 시선마저 곱지 않은 점도 부담이다. 불법시위 파장이 워낙 큰데다 조계종이 불법 파업시위 주동자의 은신처 내지는 보호처를 자임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는 분위기가 신자 내부에서 확산되고 있어서다. 신자 김모씨(55·여)는 “조계종이 정부와 중재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신자는 “중재를 하겠다고 하는데 좋아보이지 않는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정부의 강경태도와 신자들의 불만, 화쟁위 내부에서조차 한 위원장의 거취 및 그의 중재요청 수용 여부를 놓고 이견이 엇갈리고 있는 만큼 화쟁위가 한 위원장이 바라는 최선의 결과를 내놓을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화쟁위 관계자는 “합의를 도출해보자는 관점에서 수용했다”며 “조계사의 애로사항과 신도들 불만도 화쟁위원들 모두 우려했다”고 추진할 것을 시사했다.
사건팀 = 이철현·허경준·최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