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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도어 세단+스포츠카=닛산 맥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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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유신 기자

승인 : 2015. 12. 05. 06:51

303마력 3.5L V6에 CVT 잽싼 변속
4000rpm 고회전 사운드 스포츠카 감성
맥시마 (1)
복잡하지만 균형 잡힌 디자인을 선보인 신형 맥시마
맥시마는 닛산의 기함이다. 1981년부터 시작해 올해 8세대로 진화했다. 맥시마는 놀랍게도 ‘4DSC’ 즉 4도어 스포츠카라는 타이틀을 내세운다. 기함을 스포츠 세단으로 만든 닛산의 시도가 놀랍다.

스포츠카 컨셉트를 왜 하필이면 거대한 기함에 구현하려 했을까? 상식적으로 스포츠카는 작고 가벼운 차체와 더 잘 어울린다. 준대형 차체와 앞바퀴굴림과 303마력 엔진, 게다가 무단변속기 조합으로 스포츠카가 될 수 있을까? 준대형 세단이 시각적·청각적으로 스포츠카의 감성을 만족시킬까?

스포츠카는 수치로 표현하기 전에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 맥시마의 익스테리어 디자인은 수많은 굴곡과 라인으로 가득하다. 지루하고 그저 그런 세단으로 보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사진으로 볼 때와 달리 실제로 보니, 복잡한 라인들이 균형을 이룬다. A필러에서 측면 루프라인까지는 GT-R과 매우 닮았다. 헤드램프는 370Z와 일맥상통한다. 전체적으로 날렵하면서 평범하지 않은 스타일을 완성했다.

전투기에서 영감을 얻은 실내는 조종석 분위기로 화면과 조작부가 자리 잡았다. 마호가니 우드 장식과 퀼팅 시트는 고급차 분위기를 낸다. 맥시마는 준대형급이지만 중형 세단 알티마와 플랫폼을 공유한다. 길이는 4.9m에 이르는 장신이지만 휠베이스는 2775mm로 상대적으로 짧다. 기함으로서의 실내 공간 확보는 불리하지만 스포츠카로서는 유리한 수치다.
맥시마 (2)
전투기에서 영감을 얻은 실내는 조종석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트레드는 단 15mm만 남겨놓고 타이어를 차체 좌우 끝까지 밀어붙였다. 노면 피드백이 다소 아쉬운 전기 유압식 스티어링휠을 빠르게 조작해 몸놀림을 체크해 본다. 옷은 좀 크게 입었지만 날렵한 움직임을 뽐내는 비보이 같다. 예상보다 댐핑 압력을 단단히 조여놓은 하체 세팅이 만족스럽다.

닛산은 역사에 남을 스포츠카를 다수 배출했다. 시작부터 4DSC가 갖는 태생적 한계를 몰랐을 리 없다. 무게도 1.6톤 남짓으로 차체 크기를 따지면 성공적인 다이어트다. 큰 덩치에 스포츠카 컨셉트가 얼마나 잘 들어맞을지에 대한 걱정은 사라졌다. 중형 세단을 늘려 만든 차체가 아이러니하게도 위력을 발휘했다. 스티어링이 약간 돌아간 상태에서 급제동을 하면 날카롭게 머리가 코너 안쪽으로 파고 든다. 실력 있는 드라이버에게는 기쁨을, 익숙지 않은 드라이버에게는 식은 땀을 선사한다. 플래그십 모델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움직임이다. 약간 과장된 듯한 선회 특성에서 4DSC 개발자들의 고충이 드러난다.

303마력 V6은 강력하다. 가속 페달을 짓누르는 순간마다 앞 범퍼를 허공으로 들어올린 채 휠스핀을 일으킬 정도다. 완숙미가 절정에 달한 무단변속기의 성능은 만족스럽다. 일반적인 정속 주행에는 낮은 엔진 회전수를 유지하고 가속시에는 직결감이 돋보인다. 스포츠카 변속기로 평가한다면? 놀랍게도 합격점을 줄 수 있다. 수동 모드를 활용하면 적극적인 다운시프팅도 가능하다.

맥시마 (3)
303마력 V6과 성능이 우수한 CVT가 결합해 호쾌하게 속도를 올린다
닛산의 2도어 스포츠카 라인업은 뒷바퀴굴림 Z와 네바퀴굴림 GT-R로 나뉜다. 반면 맥시마는 VQ 엔진이 뿜어내는 막강한 출력을 오직 앞바퀴로만 다스린다. 설상가상 그 둘 사이에는 무단변속기가 자리한다. 전체적인 동력 성능은 결국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물론 앞바퀴굴림으로 스포츠카 못지 않는 즐거움을 주는 빠른 차들도 존재한다. 맥시마는 아직 그런 이상적인 균형점에 조금 못 미친다. 만약 스포츠카 기준 대신 플래그십 세단으로 평가한다면 매끄럽고 우수한 동력 성능을 발휘한다고 칭찬해주고 싶다.

엔진 사운드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부분이다. 3.5L V6의 음색은 울림이 깊다. 특히 4000rpm을 넘어서부터 들려오는 고회전 사운드는 스포츠카 감성이라 평해도 될 정도로 매력적이다. 보스가 개발한 ‘액티브 사운드 인핸스먼트’ 시스템은 주행 모드가 스포트일 때 작동한다. 실내 스피커를 통해 엔진음을 증폭시킨다. 맥시마를 구입할 예정이라면 항상 스포트 모드를 사용하기를 강력히 권한다. 스티어링휠의 무게가 적당해지고, 아름다운 엔진 음색이 또렷해지고, 스로틀 반응도 즐거워진다. 가속 페달을 점잖게 다룬다면 엔진회전수도 노멀 모드와 유사해 연비 차이도 거의 없다.

맥시마는 4도어 스포츠카가 맞을까? 100% 동의할 수 없지만, 분명 맥시마는 다른 경쟁 모델이 주지 못하는 달리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게다가 안전장비도 풍부하다. 전방 추돌 경보·인텔리전트 크루즈 컨트롤·후측방 경보 시스템 등을 아낌없이 집어넣었다. 4370만원이라는 가격표가 그리 무거워 보이지 않는다.

임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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