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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삼통치킨, 폭력적 강제집행에 속수무책…“오후 영업 재개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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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희 기자

승인 : 2015. 11. 17.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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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강제집행이 있었던 17일, 맘상모 회원들이 아수라장이 된 가게 내외부를 정리하며 오후 영업을 준비하고 있다./사진=정지희 기자
홍대 ‘삼통치킨’에서 폭력적인 강제집행이 자행됐다.

17일 오전 9시, 서울 홍대입구역 인근 삼통치킨에 건물주 하모씨가 고용한 불법 용역업체 직원들이 들이닥쳤다. 삼통치킨 사장 이순애씨(62)와 ‘맘상모’(맘 편히 장사하고픈 상인 모인) 회원들이 1차 강제집행을 막아낸 지 11일 만에 벌어진 일이다.

이날 용역업체 직원들은 이씨와 맘상모 회원들을 향해 욕설을 퍼부으며 가게 유리창을 부수고 식재료들을 길바닥에 내던졌다. 용역업체 직원들이 미리 준비해 둔 차량에 가게 집기들을 실어 나르자, 이씨는 차 밑으로 기어 들어가 온몸으로 그들을 저지했다.

그럼에도 용역업체 직원들의 폭력 행위는 멈추지 않았다. 한 용역 직원은 강제집행을 저지하려는 이씨의 얼굴을 때리고 밀치기까지 했다. 내동댕이쳐지며 바닥에 머리를 부딪친 이씨는 뒤통수가 찢어지는 부상을 입고 병원에 이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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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상모 회원들이 홍대 삼통치킨 내부를 정리하고 있다./사진=정지희 기자
그 사이 맘상모 회원들은 집기들을 다시 가게 내부로 옮겨놨고, 오후 영업을 재개하기 위해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하씨가 끊어버린 전기와 수도 등도 급히 복구했다. 병원에서 응급처치만 받고 돌아온 이씨 역시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지쳐 떨어져나가 장사를 접는 것이야말로 하씨가 원하는 바라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같은 건물에서 카페와 아이스크림 가게, 호프집 등을 운영하고 있는 하씨는 “강제집행 과정에서 직원들이 부상을 당해 영업을 못 하게 됐다”고 주장하며 카페 문을 닫은 상태다.

그러나 맘상모 회원들은 카페 안에서 팔짱을 낀 채 강제집행 현장을 바라보고 있는 직원의 사진을 공개하며 “누가 다쳤다고 휴업을 하는 거냐”고 반박했다.

앞서 이씨는 지난해 3월, 계약기간이 채 끝나기도 전에 하씨로부터 “1억5000만원을 줄 테니 열흘 내에 가게를 정리해서 나가라”는 통보를 받았다. 앞서 하씨가 추정한 삼통치킨의 권리금은 약 5억원이었다.

이씨가 불응하자 하씨는 명도소송을 걸었고, 두 사람의 갈등은 법정싸움으로 이어졌다. 법원은 상인이 일군 영업가치의 일부인 권리금을 임대인이 빼앗을 수 없도록 한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 시행되기 이전에 두 사람의 소송이 시작됐다는 이유로 하씨의 손을 들어줬다.

현재 이씨와 하씨의 싸움은 홍대 건물주 대표와 세입자 대표의 싸움으로 번졌다고 할 만큼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정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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