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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4시 현재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홈페이지에는 수능 문제와관련해 총 800여건의 이의제기 글이 올라왔다.
영역별로는 과학탐구에 대한 이의가 334개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사회탐구(164개), 국어(148개), 영어(130개) 순이었다.
이 가운데 특히 논란이 되는 ‘국어 영역’ A형 19번은 ‘에벌랜치 광다이오드’를 소재로 한 기술 관련 지문을 제시하고 내용과 일치하는 보기를 고르는 문항이다.
수능 출제기관인 평가원은 19번 지문에서 ‘흡수층에 충분한 에너지를 가진 광자가 입사되면 전자(-)와 양공(+)쌍이 생성될 수 있다’고 제시했다.
이와 내용이 일치하는 보기를 선택하는 것인데 평가원은 ‘에벌랜치 광다이오드의 흡수층에서 전자-양공 쌍이 발생하려면 광자가 입사되어야 한다’며 보기 2번을 정답으로 발표했다.
하지만 입시 전문가들은 논리적·과학적 오류가 있다며 정답이 틀렸다고 주장했다. 이원준 메가스터디 수능 국어 강사는 에벌랜치 광다이오드에서 광자가 입사되지 않고도 전자와 양공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견이었다면서 “이 문항은 과학적으로도 틀렸다”고 주장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도 논리적으로 오류가 있다고 지적했다. 임 대표는 “이 문제에서는 ‘P면 Q가 될 수 있다’라는 가설과 ‘Q면 P가 되어야 한다’라는 가설이 일치한다고 봤는데, ‘될 수도 있다’는 것은 ‘아닐 수도 있다’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했다고 볼 수 있다”며 “명백한 논리적 오류로, 이 문항에는 정답이 없다”라고 지적했다.
다만 이 문항의 정답률이 95%이므로 응시자 모두 정답 처리되더라도 0.1점만 평균이 향상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과학탐구에서는 물리Ⅰ 6번과 18번 문제에 이의신청이 집중됐다. 물리Ⅰ 18번은 평가원의 정답과 달리 ‘답이 없다’는 이의제기가 많았다. 18번은 실험체에 열을 가한 뒤 압력 변화를 묻는 문제로, “판에 작용하는 압력이 같다는 생각이 든다. 면적은 일정하고 작용하는 힘이 같으니까 보기 ‘ㄷ’도 맞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평가원이 제시한 정답은 보기 ‘ㄱ’뿐으로, 주장대로 라면 5개의 선택지 중 답은 없다. 오류로 판명되면 모두 정답처리될 예정이다.
이밖에도 국어 A형 14번은 국어사전에서 ‘같이’와 ‘같이하다’ 항목을 제시한 뒤 선지에서 적절하지 않는 것을 찾는 문항이다. 이의를 제기한 수험생들은 2번과 4번을 모두 정답 처리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평가원은 2013년에 치른 수능 세계지리에 이어 지난해 수능 영어 25번 문항과 생명과학 Ⅱ 8번 문항의 오류로 올해 처음으로 문항점검위원회를 둬 오류 잡기에 나섰다. 그러나 지난 12일부터 이날까지 나흘간 이의제기가 잇따라 사실상 출제 오류 검증은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교육당국에 대한 책임론이 일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출제 오류 사태로 김성훈 평가원장이 책임을 지고 사퇴한 바 있다.
평가원은 이의심사를 거쳐 23일 오후 5시 문항 및 정답의 이상 여부를 비롯한 최종 정답을 확정해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