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쯔쯔가무시증…50대 이상 중장년층에서 약 80% 이상 발생
쯔쯔가무시증은 쯔쯔가무시균에 감염된 털진드기의 유충으로 인해 감염되는 질환이다. 우리나라 전역에서 발생하며 매개진드기의 개체 수 증가 등 서식변화에 의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국내 쯔쯔가무시증 환자는 2003년 1415명에서 2013년 1만365명으로 10년 사이 10배 정도 급증, 연간 발생 환자 1만 명을 상회하는 매우 중요한 감염병으로 부각되고 있다. 50대 이상 중장년층에서 약 80% 이상 발생되는데, 10~11월에 환자가 집중적으로 발생되고 이는 초겨울인 12월까지도 지속되는 경향을 보인다.
임상증상으로는 진드기 유충에 물린 부위에 특징적인 가피(검은 딱지)가 형성되며 대개 1주일 이상의 잠복기를 거쳐 고열·오한·심한 두통·피부발진 등의 증상을 보인다.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하면 신속히 회복되기도 하지만, 치료가 늦어질 경우 패혈증·뇌수막염·폐렴·간염·호흡부전· 급성신부전 등의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일단 벌레에 물린 자국 같은 가피가 있고 발진·두통·오한 등의 증세가 나타난다면 쯔쯔가무시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권애린 녹십자의료재단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는 “가을철 산이나 들에 갔다가 감기와 유사한 열 증세나 열꽃이 오르면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현명하다”며 “쯔쯔가무시증은 혈청학적 검사를 통해 진단받을 수 있다. 검사는 발병 1~2주 이후에 항체가 형성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대개 유행 계절 및 역학적 특성과 특징적 임상 증상 등을 바탕으로 추정 진단 후에 치료를 시작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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렙토스피라증, 한탄바이러스에 의한 신증후군출혈열 또한 쯔쯔가무시증과 비슷한 발열 질환이다. 인수공통감염증으로 중복감염이 가능하고 모두 고열과 피부병변을 동반하기 때문에 질병초기에 각각의 질환을 감별하기 쉽지 않다.
렙토스피라증은 북극과 남극 이외에 어느 곳에서나 발생할 수 있다. 이 질환에 감염된 동물은 만성 보균 상태를 유지하면서 렙토스피라균을 소변으로 배설해 개울이나 강물·지하수·흙 등을 오염시킨다. 이 때문에 사람에게도 간접적으로 균을 옮길 위험이 있다. 감기 증상과 비슷한 두통·오한·발열과 함께 근육통 및 결막충혈을 보인다. 심하면 황달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추수철에 집중호우로 농작물 피해 방지 및 복구 작업 등에 종사한 농부와 군인들에게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산과 들의 개울물이나 방치된 약수 물 등을 무심코 마시다가는 이 질환에 노출될 위험이 크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신증후군출혈열은 쥐에 의해 전파되는 질병이다. 병원체에 감염된 설치류의 소변·대변 및 타액 등으로 배출되는 배설물에 섞인 한탄바이러스가 공기 중에 부유하면서 인체의 호흡기를 통해 감염된다. 초기에 발열 및 두통을 시작으로 소변의 양이 적어졌다 많아지는 양상을 보인다. 의료계에 따르면 전형적인 임상 양상을 보이지 않는 환자가 늘면서 다른 질환으로 오진해 불필요한 치료를 받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는 보고가 있다.
만약 초기 감기 증상 이후 질환별 특징적인 임상 양상을 보이고 야영·낚시·등산 등의 야외활동을 한 적이 있다면 이러한 발열 질환을 의심하고 진단받아 보는 게 좋다. 산이나 들에 갈 때는 긴 옷을 착용하고, 집에 돌아오는 즉시 샤워한다. 입었던 옷은 충분히 털어 바로 세탁하도록 한다.
권 전문의는 “가을철 발열 질환의 초기 진단과 치료에 있어 항체 검사뿐만 아니라 임상 상 병력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섣부른 자가 진단을 통해 감기로 오인해 방치하면 합병증이 생기는 등 위험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 후 적절한 항생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가을에 야외활동을 할 때는 발열 질환에 노출되지 않도록 예방수칙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Tip 가을철 발열 질환 예방수칙 5가지
1. 풀숲에 옷 벗어 놓지 말고 용변 보지 않기
2. 휴식할 땐 돗자리 사용하기
3. 지면에 엉덩이 접촉하지 않기
4. 농사 등의 작업 후 즉시 목욕하기
5. 발진·고열·두통·기침 발생 시 신속히 치료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