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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방미] 힘있는 시진핑, 이임하는 오바마...장기이슈 담판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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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진 기자

승인 : 2015. 09. 23. 08:44

인터뷰사진
왼쪽부터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경희대 교수, 로렌스 윌커슨 아시아 연구소 소장, 에즈라 보겔 하버드대 명예교수,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교수, 프랜시스 후쿠야마 스탠퍼드대 교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서 양국의 신경전이 날카롭다. 중국은 신형대국관계 구축을 위한 경제적 기초를 다지면서 경제협력의 새로운 단계 진입을 목표로 시총 1414조원 규모의 중국 최대 기업 수장들을 이끌고 미국으로 갔지만 미국에서는 사이버안보, 환율, 해상영유권, 인권문제 등 민감한 이슈를 건드려보겠다는 제스추어를 보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본지 상임고문인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경희대 교수가 에즈라 보겔 하버드대 명예교수,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교수, 프랜시스 후쿠야마 스탠퍼드대 교수, 로렌스 윌커슨 아시아 연구소 소장과 미중관계 이슈에 대해 긴급 인터뷰를 나눴다.

임마누엘: 한중 지도자가 9·10월 잇따라 미국을 방문한다. 미국인들의 인식은?

에즈라 보겔: 미국 외교문제는 선거주기의 영향을 받는다. 다음 대선에 신경이 집중돼 있을 때 장기적 이슈를 이야기하기 어렵다. 하지만 시진핑 주석은 향후 7년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다. 미국은 중국과 협력해야 한다는 전반적 인식이 있지만 중국의 남중국해 문제 같은 강한 행동들이 때때로 상황을 복잡하게 했다. 시진핑 주석과의 정상회담 때 오바마 대통령은 국내정치를 꼭 염두에 둬야 할 것이다. 중국의 커져가는 경제력은 점점 미국 국내이슈가 되고 있다.
임마누엘: 시진핑 주석이 2014년 11월 오바마 대통령의 베이징 방문 때처럼 솔직한 대화를 기대하고 있다면 실망할지 모른다. 오바마 대통령이 중국에 대해 지쳤다는 표현을 해야 한다는 압력이 있다.

에즈라 보겔: 많은 미국인들은 중국 군사력이 강해지면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정치적으로 공화당은 오바마 대통령이 중국에 약한 모습을 보여준다고 비판거리를 찾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협력방안을 찾아야 하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정상회담은 힘든 과제다. 시진핑 주석도 마찬가지다. 중국 경제침체와 중국 부채문제가 결합된 이슈가 큰 상황에서 두 사람은 홍보가 될 만한 언론성명을 찾기 힘들 것이다.

임마누엘: 두 나라간 긴장관계를 이야기할 때 남중국해 문제를 빼놓을 수 없다. 양국간 긴장관계 기저에 깔린 원인은 뭐라고 보는가?

로렌스 월커슨: 문제는 미국이 중국과 대치하려는 성향에 기인한다. 그러나 이는 중국에서 공산주의가 사실상 무너진 후 이데올리기의 빈 자리를 국수주의가 성공적으로 대체하고 있음을 눈치챈 중국 지도자들에 의해 매일같이 악화되는 형국이다.

중국 경제성장률이 7%이하로 하락하며 중국 정부가 더욱 더 국수주의자들에게 먹이감을 던져줄 필요를 느낄 것으로 우려된다. 먹이감 중 하나는 바로 남중국해 문제다.

임마누엘: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움직임을 변호하려는 건 아니지만 미국이 본질적으로 지역문제에 끼어들 정당성이 없다는 주장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로렌스 월커슨: 맞는 말이다. 나는 베트남과 필리핀과 중국사이의 감정적이고 국수적인 분쟁을 넘어 남중국해 영토에 관한 더 넓은 관점에서의 논의가 필요하다는데 초점을 두고 싶다.

가령 이 지역에 이해관계가 있는 인도네시아를 끌어들이는 것은 어떨까. 중국의 실수를 드러내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다른 국가들로 하여금 “이봐, 중국. 이런 주장들은 불필요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어. 당신들의 주장은 국제법이 성문화하거나 승인할 수 있는 종류와는 거리가 멀어” 같은 말이 나오게 만드는 것이다. 미국은 스스로 중심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그리고 이 섬에서 나올 수 있는 가치있는 것들을 한 국가가 아닌 공동의 이익이 되는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임마누엘: 좀 더 원론적이 이야기로 들어가보자. 중국의 부상과 관련해 미국의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프랜시스 후쿠야마: 많은 사회학자들이 정치적 자유가 없는 경제적 자유는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가정하고 있다. 그들은 중국이 정치를 오픈하고 민주화를 어떻게든 이뤄야 한다고 가정하지만 이런 가정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 중국이 30년 후 미국을 완전히 대체할 만큼 큰 경제적 성장을 이룬다고 가정해보자. 이 상황에서 중국이 여전히 중앙정부가 실권을 쥐고 안팎으로 지휘할 수 있다면 어떨까? 이런 시나리오는 완전히 가능한 것이고 현 세계 제도에 거대한 도전으로 떠오를 수 있다.

조지프나이: 중국은 규모와 높은 경제성장률이라는 차원에서 수십 년간 미국에 더 가까이 갈 수 있다. 하지만 경제예측만을 따지는 것은 권력의 1차원적 이해라는 결과를 가져온다. 미국 군사력의 강점과 소프트파워를 무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내부 아시아균형이라는 맥락에서 중국은 지정학적 약점이 있다. 중국의 위치는 유럽과 일본, 인도에 비해 미국과의 관계에서 덜 유리한 입장이다. 현 시점에서는 미국이 중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쇠퇴한다는 것보다 오히려 절대적 쇠퇴의 문제에 더 고민해야 한다. 즉, 21세기를 미국의 쇠퇴기로 묘사하는 것은 부정확하다. 미국은 로마제국이 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을 ‘중국의 세기’라고 하는데 내가 보기에 아직 ‘포스트 아메리카’는 보이지 않는다.

인터뷰이 설명 >

△에즈라 보겔 하버드대 명예교수는 학술 연구를 지속하고 있으며 세계적인 동아시아 문제 연구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미국중앙정보국에서 동아시아 문제 분석관으로 활동하기도 한 지일파 학자로 유명하다.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석좌 교수는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국가정보위원회(NIC) 의장과 국방부 국제안보담당 차관보를 역임했고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도 외교정책위원·국방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는 세계적인 석학이다.

△<역사의 종언>으로 유명한 프랜시스 후쿠야마 스탠퍼드대 석좌교수는 미국 국무부 정책기획실 차장(1989)을 지냈고, 현재는 스탠퍼드 대학교 민주주의·개발·법치주의 센터에 재직중이다.

△국제안보 전문가이자 저명한 미국 외교정책 평론가인 로렌스 윌커슨은 미국 아시아 연구소 소장이다. 미 육군 퇴역 대령으로 콜린 파웰 전 미 국무장관의 수석보좌관으로 일하며 은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공개적으로 반대해 국제적 인지도를 얻은 바 있다.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경희대 교수는 예일대, 도쿄대, 하버드대를 나와 일리노이대 동아시아언어문화학과 교수, 조지 워싱턴대 역사학과 겸임교수를 지냈다. 현재는 경희대 국제대학원 교수 겸 아시아 인스티튜드 소장으로 재직중이다. (다만 이들 인터뷰는 시간적 문제로 비 동시적으로 진행됐습니다.)
김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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