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면 스마트폰 라인업 강화
애플이 지난해 9월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를 동시 출시한 전략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력 모델을 세분화 해 소비자들의 화면 크기별 수요를 모두 충족시키겠다는 의도다. 5인치 이상 대화면 스마트폰은 데이터 전송 속도와 고화질 영상 콘텐츠 발달로 선호도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연말 출시하는 갤럭시S7을 5.2인치와 5.8인치 등 2가지 버전으로 선보이고 퀄컴의 스냅드래곤 820, 울트라HD(UHD)급 해상도 디스플레이, 4GB램을 탑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 및 중국 등에서 대화면 스마트폰 성장세가 급증하면서 기존의 갤럭시S 시리즈의 5인치 초반대 버전과 갤럭시노트 시리즈의 5인치 후반대 버전을 내놓는 것으로 분석된다.
갤럭시S7은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 플러스보다 0.1인치씩 커졌다. 삼성전자는 올 4월 갤럭시S6 시리즈를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 등 디자인이 다른 2가지 모델로 출시했다. 크기는 5.1인치로 같았다. 지난달에는 갤럭시노트5와 함께 갤럭시S6 엣지 플러스(+)를 후속작으로 선보였다. 크기는 5.7인치였다.
스냅드래곤820은 이전 제품보다 그래픽 성능이 40% 향상되고 전력 소모는 40% 줄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가 스냅드래곤 820을 갤럭시S7에 탑재할 경우 국내 모델은 삼성의 자체 AP인 엑시노스를, 해외 모델에는 스냅드래곤 820이 탑재될 것으로 예측된다.
시장조사기관 GfK는 1분기 대화면 스마트폰 판매량은 1억6600만대로, 전체의 47%를 차지했다고 조사했다. 전년 동기(32%)보다 15%포인트나 증가했다. 특히 북미와 중국에서 각각 11%포인트, 25%포인트 올랐다. 대화면 스마트폰 성장 추세가 이어지며 올해는 전체의 69%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5인치 후반대는 너무 크다고 생각하는 소비자들도 있다. 결국 애플은 아이폰6는 4.7인치로, 아이폰6 플러스는 5.5인치로 내놓았다. 아이폰6 플러스는 애플의 첫 대화면 스마트폰이다. 애플의 아이덴티티라고 할 수 있는 한손으로 쥘 수 있는 스마트폰에 대한 고집을 버렸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포화라는 악조건에서도 아이폰6 플러스는 흥행에 성공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역마다 대화면 스마트폰은 호불호가 갈리는 만큼 시장의 수요에 맞춰 애플처럼 2가지 크기의 라인업을 출시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갤럭시S 시리즈와 갤럭시노트 시리즈의 크기 차이가 없고 갤럭시노트5가 출시된지 몇 달만에 갤럭시S7이 나온다면 카니발라이제이션(잠식 효과)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이 다른 경쟁사와 차별화할 수 있는 ‘엣지’ 디자인은 계속 가져갈 것으로 보이지만, 크기가 어떻게 출시될지는 아직 모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