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생산라인 설립 등 투자 확대
이런 공상과학 영화 같은 일상이 꿈만이 아니다. 사물인터넷(IoT)을 통해 이런 현실이 가능하다고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들은 믿고 있다. 삼성전자와 애플 등 글로벌 IT 기업들이 미래먹거리로 IoT를 선택하고 이 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IoT란 냉장고와 에어컨·자동차 등 사물들 간 센서를 부착해 인터넷을 통한 정보 교류로 기기가 스스로 작동케 하는 기술이다. 복잡한 삶을 단순화해 편의성을 높이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 IoT는 인간의 상상력과 기술 진보가 결합된 지능형 서비스다.
이 서비스를 구현하려면 단연 반도체가 중요하다. IoT 작동의 4가지 요소로 정보 처리(프로세서)·기억(메모리)·인식(센서)·전달(네트워크)을 꼽는다. 이 가운데 ‘기억’을 수행하는 것이 메모리 반도체다. 정보 처리와 인식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 시스템 반도체다.
삼성전자 같은 영리한 기업이 지난해 단일 규모로는 역대 최대인 11조 원 이상을 들여 반도체 생산라인을 짓기로 한데는 다 한 이유가 있다. 반도체는 자체적으로도 수익성이 높지만 IoT 등 부가가치가 높은 미래 사업의 핵심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가전과 자동차 등 기존 현금창출원 사업의 편의적인 효과를 높여 수익성 증대에 기여할 거란 전망도 있다. 빌립 엔 하워드 워싱턴 대학 디지털미디어학과 교수는 2020년까지 IoT가 5000여개의 전자·자동차 제품 등에 적용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IoT가 산업의 파이를 키우고 인간의 편의를 극대화하는 효자 ‘사업’이 될 거란 기대는 이런 배경에서 나온다.
아직 시장 형성 전이라 글로벌 기업들은 다른 기업과 컨소시엄을 맺고 수익성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글로벌 기업들의 IoT 기기 연결성 확보를 위해 아트멜·브로드컴·델·인텔 등과 컨소시엄을 맺었다. 다른 기업들과 힘을 합쳐 파이를 키운 다음 실제적으로 수익성이 가늠되면 투자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무엇보다 IoT 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영국 정부는 올해 IoT 지원 예산으로 4000만 파운드(약 698억 원)를 책정했다. 말로는 기업이 살아야 국가가 산다고 하지만, 미래 사업인 IoT에 대한 대규모 지원없이 해당 기업에 거의 맡긴 국내 상황에 비취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내 주요 IT업계 관계자는 “일단 기술 진보와 정부 지원이 더 필요로 하기 때문에 현 상황에서 치고 나가듯 투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