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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엘리엇 분쟁 국익관점서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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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환 기자

승인 : 2015. 06. 25. 10:37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엘리엇)가 삼성과 분쟁을 벌이는 가운데 이 분쟁을 사익(私益)이 아닌 국익(國益)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내 대기업들의 취약한 지배구조가 국제적 투기자본의 공격을 자초한 측면이 있지만 한국의 재벌정책이 투기자본과 맞서 싸울 차등의결권 같은 ‘방패’를 완전히 없애버리진 않았나 돌아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학계에서는 엘리엇을 벌처펀드(vulture fund)·행동주의 펀드(activist fund)로 규정했다.

신장섭 싱가포르국립대 교수는 25일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바른사회시민회의 주최로 열린 ‘행동주의 펀드의 실상과 재벌정책, 엘리엇·삼성 분쟁이 주는 교훈’ 토론회에서 “엘리엇은 벌처펀드의 선구자이고 국제 ‘알박기’ 펀드로 부를 정도로 행동주의 펀드의 극단에 있다. 공통적인 행동 양태는 포퓰리즘을 활용한 이익 추구”라고 비판했다.
신 교수는 “시장가격이 잘못됐다고 얘기할 때 누가 시장가격을 조작하는 것인지 따져봐야 한다”면서 “행동주의 펀드들이 저평가를 해소하겠다는 건 자신들의 행동을 통해 주가를 조작하겠다는 얘기와 다를 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분쟁은 주주들 간에 사익을 둘러싼 분쟁처럼 비치고 있지만 제도적인 틀과 정책 방향이 그 결과에 영향을 미치고 이 분쟁의 결과 또한 국익에 미치는 영향이 있기에 국익이란 관점에서 봐야 한다”며 “특히 국민연금이 10%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국익을 고려한 판단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는 “투기 자본은 두 얼굴을 갖고 있다. 대주주 전횡에 대한 소액주주의 이익보호를 내세우지만 종국엔 막대한 이익을 챙겨 떠났다”며 “소액주주 보호를 위해 투기자본의 힘을 빌리다가는 막대한 국부를 유출하는 교각살우의 우를 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승일 사민저널 기획위원장은 “편법적 경영권 상속과 기업사냥꾼의 기업 약탈을 모두 막는 것이 경제정의”라며 “총수일가의 편법·불법을 엄중히 처벌하는 동시에 한국 최대 우량기업이 국제 기업사냥꾼에게 약탈당할 가능성이 크다는 현실을 직시하고 대응방안을 마련하는 것 역시 중요한 경제정의”라는 견해를 제시했다.

최준선 성균관대 교수는 “엘리엇은 현물배당이 가능하도록 정관변경까지 요구했는데 이는 먹튀만으로 만족하지 않겠다는 것을 선언한 것”이라며 “엘리엇이 삼성전자 주식을 가지면 삼성전자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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