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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실 70% 취소됐어요”…농촌관광·음식·숙박업도 ‘메르스 열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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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은 기자

승인 : 2015. 06. 17. 06:00

메르스 한달…바닥경제에 시름깊은 소상공인
국내 첫 확진 환자가 발생한지 한 달이 다 돼가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경제의 뿌리’ 소상공인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메르스 포비아’로 소비 심리가 꽁꽁 얼어붙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 관광객들의 국내 여행 기피로 제주, 경북 등 주요 관광지의 지역 경제가 고사 직전에 몰리고 있는 지경이다.

17일 제주관광협회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0일까지 내국인 관광객 3만5604명과 외국인 관광객 3만7663명이 여행을 취소했거나 연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관광객 중에는 중국인이 3만6846명으로 가장 많았고, 그 뒤로 일본(470명), 동남아(315명), 미주(12명), 기타(20명) 순이었다.
이 같은 관광객의 취소 또는 연기는 관광업계의 매출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양승필 제주관광협회 해외마케팅실장은 “내외국의 관광객 단체예약의 취소로 관광과 밀접한 업체들 매출이 30~50% 감소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제주도 면세점의 매출도 뚝 떨어졌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에 따르면 내·외국인 여행객 예약 취소 또는 연기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8일을 기점으로 대폭 줄었다.

제주관광협회 조사에서 1일부터 8일까지 내국인 관광객의 취소 또는 연기는 8439명로 조사됐지만 이틀 후 3만5604명으로, 중국인 관광객 취소 또는 연기도 같은 기간 5000여명에서 3만7663명으로 급증했다.

또한 이 기간 동안 JDC면세점의 매출은 8일 13억8000만원, 9일 9억5600만원, 9억36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대비로 각각 77.88%, 74.96%, 109.13% 감소한 것이다.

JDC 관계자는 “5월말까지 전년에 비해 130% 이상 매출을 올렸지만 메르스가 제주도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이달 8일 이후부터는 크게 떨어졌다”면서 “외국인 관광객의 2% 비중을 차지하는 요우커 매출도 20% 이상 줄었다”고 밝혔다.

양승필 실장은 “중국인 관광객이 70% 가량 감소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정도 메르스 때문에 현재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고 토로했다.

제주뿐만 아니라 안동, 경주 등 국내 주요 관광지가 들어선 경상북도 역시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경북관광협회 관계자는 “6월 행사 대부분은 취소됐고, 상반기 수학여행도 대부분 취소 또는 연기됐다”면서 “현 상태에서 수학여행 자체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숙박 객실은 60~70% 취소됐고, 여행 예약의 취소도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7~8월 예약문의도 없다”고 밝혔다.

여행객이 발길을 뚝 끊으면서 숙박, 음식 등 자영업자들도 매출이 절반 넘게 줄면서 최악의 경우 가게 운영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실제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8일부터 14일까지 560개 외식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달 30일에 비해 외식업체들의 평균매출액은 약 38.5% 감소했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여행업을 중심으로 매출이 줄어든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지역의 식당 등 자영업자의 매출이 반토막 이상 감소했다는 얘기도 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자영업자의 추락→지역경제 붕괴’ 악순환을 우려해야 할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메르스로 자영업자가 무너져 내리며 지역경제가 회복이 안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문제는 메르스 사태로 촉발된 현재의 난국을 타개할 묘수가 마땅하지 않다는 점이다.

김영훈 바른사회시민회의 경제실장이 “(소비)심리가 위축돼 있기 때문에 특별한 대책을 마련하기 어렵다”고 진단한 것도 이 때문이다.
조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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