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3년 중국과 홍콩 등에서 유행했던 사스는 당시 엄청난 경제적 충격을 안겼다.
아시아개발은행(ADB)에 따르면 2003년 1분기 4.1%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던 홍콩은 사스가 발생했던 2분기에는 -0.9%로 급락했다. 중국도 같은 해 2분기 경제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2.9%포인트나 급락했다.
배민근 LG경제연구소 책임연구원은 “2003년 발생한 사스의 경우 전파력과 치사율이 높았지만 국내로 본격 확산되지 않았기 때문에 홍콩과의 교역이 일부 둔화된 것을 제외하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4월 발생한 세월호 참사는 민간 소비와 더불어 생산, 투자, 고용 등 내수 전반에 영향을 줬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세월호 참사 후 여행과 관광, 음식, 숙박 등의 매출이 급락하면서 전체 민간소비가 1조8000억원 가량 감소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레저업 신용카드 승인액은 전년 동기 대비 3.6% 감소했고, 12.7%의 증가세를 보이던 요식업 소비도 7.3%나 하락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이번 메스르 사태의 영향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사스나 세월호 때를 능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경제연구원은 ‘메르스 사태의 경제적 효과분석’이라는 보고서에서 메르스 사태가 3개월 가량 지속될 경우 드는 사회적 비용이 20조922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메르스 사태가 6월말까지 1개월 간 이어질 경우 국내총생산(GDP) 손실액은 4조425억원, 2개월째인 7월말까지 이어질 경우 9조3377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만약 3개월째인 8월말까지 메르스 사태가 이어질 경우 그 피해 규모는 20조922억원에 달하는 등 커다란 피해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됐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메르스 사태가 장기화되면 우리 경제에 치명타가 될 것이 분명하다”며 “가뜩이나 어려운 수출환경이나 한국에 대한 대외신인도를 감안할 때 해외투자자는 물론 수출경쟁력 등에도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