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카드 없이 모바일로만 카드 발급·결제가 가능한 ‘모바일 카드’시대가 열렸지만, 오프라인 사용처가 적다 보니 결제 규모가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어서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한 해 국내 모바일 카드 결제 금액은 일 평균 300억원을 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카드업계는 오프라인 상용화를 위한 전략 상품을 내놓거나 특화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최근 업계에서 가장 먼저 모바일 단독카드 ‘모비원’을 선보인 하나카드는 오프라인 가맹점에서의 사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모바일 카드 상품 자체에 혜택을 강화했다. 카드사용액의 0.8% 할인을 기본 혜택으로 제공하고, 오프라인 특화가맹점에서는 기본 혜택의 2배인 1.6%까지 할인된다.
지난 4월에는 명동·무교동·종로 일대에 모바일카드 결제가 가능한 중소가맹점 200여곳으로 구성된 ‘모바일 존’ 구축을 완료했다. 현재 이용 가능한 오프라인 모바일가맹점은 약 3만여개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모비원 자체가 오프라인 사용을 유도하려는 전략이 담긴 상품이다. 연회비가 3000원 수준으로 저렴한데도 불구하고 기존 상품보다 혜택이 좋아 경쟁력도 있다”며 “매장과 연계한 프로모션 등도 오프라인 결제 시장을 중심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모바일카드 결제를 위한 오프라인 인프라 구축에도 나서고 있다. 오프라인 결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단말기 보급이 중요한데 아직까지 결제 지원이 되지 않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삼성카드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판매정보관리시스템(POS)을 운영할 수 있는 앱포스(App POS) 서비스를 출시했다. 가맹점주의 스마트폰에 앱포스만 다운받으면 기존의 이동 결제 수단인 PDA 결제기 없이도 모바일 결제가 가능해진다. 향후에는 삼성페이 등 다양한 간편결제 방식도 지원될 예정이다.
삼성카드 측은 “모바일 단독카드를 만드는 건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현재 오프라인 사용처가 너무 적다는 것”이라며 “오프라인에서 결제를 할 수 있는 플랫폼이나 솔루션이 늘어나면 모바일카드 결제를 유도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씨카드는 앞서 가맹점에 근거리무선통신(NFC) 단말기를 직접 설치하거나 이미 단말기가 있는 가맹점에는 NFC 결제가 가능하도록 자체 단말기에 소프트웨어를 추가로 설치했다. 이렇게 설치한 단말기만 해도 4만여개다.
오프라인 공간에서 모바일카드 사용이 활성화된다면 모바일카드 시장은 급격히 팽창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전용 단말기를 따로 설치하지 않고 현재 가맹점에 깔려 있는 단말기를 활용할 수 있는 삼성페이 등장으로 오프라인 간편결제 시장 활성화도 기대되는 상황”이라며 “모바일카드 이용이 편리해져 카드사 매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오프라인 결제 활성화를 위해선 가맹점 확장이 선제돼야 한다”며 “사용처를 확대하는 부분은 모든 카드사들의 공통된 숙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