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티클]철강제품 어떻게 분류할까?

자동차 등에 쓰이는 냉연제품 /제공 = 현대제철

인류는 철이 이룬 문명 위에서 살고 있다. 현대인의 일상도 철로 만든 문명을 거치지 않고서는 생활이 되지 않을 만큼 친근하게 맞닿아 있다. 말하자면 우린 아직도 철기시대에 살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최종 소비재가 아닌 탓에 이렇게 중요한 철에 대해 대부분 제대로 모른 채 살아가고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철을 어떻게 분류하고 또 우리 일상에는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알아보자.

건설현장에서 대표적으로 많이 쓰이는 H 형강. /제공 = 현대제철

1. 건설현장하면 떠오르는 ‘H 형강’… 봉·형강류

형강은 용도에 따라 모양을 늘리거나 가공한 제품을 말하는데 단면의 형상에 따라 ㄱ자 모양을 ‘앵글’, ㄷ 자 모양을 ‘채널’, H자 모양을 ‘H 형강’, I자 모양을 ‘I 형강’이라고 한다.

형강은 우리나라 건설산업과 태동을 같이 했는데 80년대 들어서면서 고층건물의 건설에 필요한 철골조가 도입되며 사용량이 크게 늘었다. 90년대 들어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철골조를 이용한 아파트가 선보이는 등 형강의 수요는 점차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봉강은 단면이 원형·정방형·육각형·장방형 등으로 압연 또는 단조된 것으로서 소정의 길이로 절단한 강재다. 특히 특수강 봉강은 자동차 및 산업기계와 같은 기간산업에 밀접한 연관을 갖는다. 이외에도 환봉·평강·각강·마봉강 등이 있으며 일반기계부품·선박·차량용 각종 부품·건축용·철도용 부품 및 볼트·너트의 소재가 된다.

철근은 콘크리트 안에 묻어서 콘크리트를 보강하기 위해 쓰이는 건축 및 토목용의 자재로 표면의 요철에 의해 콘크리트와 철근의 부착성을 높이고 콘크리트에서 균열이 생기는 것을 분산시켜 건축물의 강도를 높게 하는 특징이 있다.

선재는 단면이 원형으로 압연된 코일 형태의 강재로 단면의 모양은 원형 이외에 정방형·육각형 및 특수한 모양을 갖는 이형 선재 등이 있다. 보통 자동차·선박·전자제품 등에 폭 넓게 사용하는데 연강선재는 못·철망 등에 쓰이고 경강선재는 와이어로프·바늘 등에 쓰인다.

궤조는 궤도차의 궤도를 건설하기 위한 재료로서 철도용 레일·광산용 레일·부속품 등이 있다.

판재류에 속하는 후판. /제공 = 포스코

2. 조선·자동차 산업에 빠질 수 없는 ‘판재류’

넓적하게 생긴 판재류에는 후판, 열연 및 냉연강판 등이 있다. 그 중 후판은 두꺼운 판자모양의 강판을 말한다. 선박·교량·각종 산업기계, 원유 및 각종 액화물 저장탱크·가스 수송관 등에 널리 사용된다. 후판 수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조선용으로 선박 건조시 후판이 차지하는 비중이 10~15%에 이른다.

열연제품은 열간압연강판과 열간압연강대로 나눠지며 보통 열간압연기에 의해 생산, 약 800도 이상의 고온으로 압연한 것이다. 압연은 고온이나 상온의 금속재료를 회전하는 두 롤 사이를 통과시켜 가공하는 방법을 말한다.

열연제품은 냉연강판 및 강관의 소재가 되며 냉연소재 이외에도 일반·용접·자동차구조용을 비롯해 일반강관용·기계구조 및 석유수송용강관·조선용 등으로 사용된다.

냉간압연강판은 열연코일을 소재로 표면스케일을 제거하고 두께 0.15~3.2㎜정도까지 압연한 후 소둔(강을 적당한 온도로 가열해 일정한 시간 유지한 뒤, 노 속에서 냉각하는 작업)과 조질(강의 결정립을 미세하게 하여 재질을 균질화 하여 연성이나 인성을 향상시키는 조작)압연을 거쳐 생산된다.

냉연강판은 열연강판에 비해 두께가 얇고 두께 정도가 우수하며 표면이 미려하고 평활하나 아연·알루미늄·주석·크롬 등의 도금용 원판으로 상용된다.

전기강판은 철의 자기를 띠기 쉬운 방향으로 결정배열을 조정하고 규소를 첨가한 철강재료로 다른 철강재료에 비해 전자기적 특성을 우수하게 한 연질 자성재료다. 전기강판은 구조용강이나 공구용·외판용으로 쓰이는 다른 금속재료와 달리 모터나 변압기 같은 전기기기의 철심재료로 사용돼 이들 전기기기의 효율을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주석도금강판은 강판에 인체에 무해한 주석을 도금한 것으로 석도강판 또는 석판으로도 불린다. 석도강판은 내식성용기로서 오래전부터 사용돼 왔으며 미려한 광택과 편리한 가공성·우수한 내식성·저장성·무해성·고강도·경제성 등으로 음료용기 뿐만 아니라 식품 통조림·페인트관 등에 널리 사용된다.

강관류가 적용된 송유관 사진. /제공 = 현대제철

3. 수도관·송유관 등 각종 파이프는 ‘강관류’

철강 분류 중 강관류는 각종 파이프를 떠올리면 쉽다. 수도관·지반공사용 말뚝관·송유관·비닐하우스 등이다. 일반적으로 강관은 열연강판을 절단해 조관기(철판을 롤러와 자동용접기를 거쳐 파이프를 제작하는 기계)에 말아 용접해 만든다.

무계목강관은 용접강관과는 달리 이음매가 없고, 두께의 제한이 없어 용접강관으로 사용할 수 없는 고온·고압식 등 특수 환경의 용도에 사용된다. 고저온·내식배관 등의 특수 배관용과 화력발전소, 자동차 부품 등의 열전달용 및 구조용에 필수적이다.

용접강관은 강관을 둥글게 말아서 접합부를 용접해 생산하는 것으로 제조비용이 무계목강관보다 상대적으로 싸고 생산성이 매우 높다. 또한 대량 생산이 가능해 수도용 배관 및 일반 배관에 많이 사용한다.

원하는 형상으로 만들어내는 단강(잉곳) 제품 사진. /제공 = 현대제철

4. 원하는 모양대로 만들어 낸다… 주강·단강품

주강품(steel-castings)은 전기로 및 유도로에서 생산된 용강을 일정 형상을 갖춘 주형에 주입해 소형 형상으로 만든 제품이다. 주로 공장기계·산업기계·자동차 및 중장비 부품·선박 부품·밸브류·석유화학·건축 구조물 등에 사용한다.

최근에는 주강품을 만들 때 기계가공이 필요 없는 정밀 주조법이 채택돼 자동차 부품 등의 제조에도 많이 사용하고 있다.

단강품(steel-forgings)은 강괴·빌릿 등 소재를 가열해 프레스로 누르거나 해머로 두들겨서 만든 강으로 압연강재나 주강품보다 강도가 우수하며 일반적으로는 적당히 열처리를 한 후에 사용한다. 단강품은 강도를 요하는 자동차·선박·철도차량의 부품·압연 용기 및 부품 등에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