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추세 계속땐 2%대로 추락
국책연구기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경제성장률을 3.0%로 전망했기 때문이다.
KDI는 20일 발표한 ‘2015년 상반기 경기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전망률을 3.0%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3.3%에 비해 0.3%포인트 하락 한 것이다. 특히 지난해 12월 전망한 올해 경제성장률 3.5%에 비해서는 0.5%포인트 하향 조정한 것이다.
이에 대해 KDI는 “올해 내수는 투자를 중심으로 완만하게 회복하는 반면 수출은 중국 등 신흥국의 성장세 두화 및 대외경쟁력 약화 등으로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수출 부진의 지속으로 올해와 내년 3% 내외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KDI의 경제성장률 하향 조정은 최근 국내외 연구기관의 일련의 흐름과 대동소이하다.
한국은행과 국회예산정책처는 각각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4%에서 3.1%로, 3.3%에서 3.0%로 낮췄다. LG경제연구원도 3.4%에서 3.0%로 떨어뜨렸다.
여기에 지난해 10월 4.0%로 예상했던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들어 3.7%, 3.3%, 3.1%로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세차례 하향했다.
이처럼 한국 경제성장률이 맥없이 뚝뚝 떨어지는 원인으로 내수와 수출 부진이 꼽힌다.
IMF도 한구경제성장률 전망을 낮춘 이유에 대해 수출 부진과 소비 및 투자심리 위축에 따른 성장동력 약화를 가장 큰 이유로 제시했다.
실제 한국 경제의 동력인 수출 상황은 녹록치 않은 실정이다.
산업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수출 둔화, 구조적 현상인가’ 보고서에 따르면 통관 기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연평균 수출 증가율은 1%에 그쳤다.
이는 2000년부터 2008년까지 연평균 수출 증가율 11.9%에 비해 무려 10%포인트 넘게 차이 나는 것이다.
특히 올해 1분기 실질 수출 증가율은 0%로 떨어졌고, 1~4월 통관기준 수출은 전년 대비 4.3% 줄었다.
LG경제연구원 조사에서도 국민계정상 물량기준 수출증가율이 침체 이전 기간 평균 6.1%에서 이후 0.8%로 둔화됐다.
문제는 미국, 중국의 경제 상황이 나빠지면서 수출 여건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블룸버그 분석 결과 올해 1분기 미국 성장률(전분기 대비 연율 환산기준)은 0.20%로 지난해 4분기 2.20%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같은 기간 중국은 7.4%에서 7.0%로 0.4%포인트 하락했다.
이로 인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최악의 경우 2%대로 추락할 수 있다는 비관론도 확산되고 있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는 “미국과 중국경제가 주춤하거나 하강하고 있어 수출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3% 달성도 쉽지 않을 것이고, 2.8%로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창배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수출이 마이너스 추세로 계속 가면 3.0%도 쉽지 않고 2%대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예측했다.
KDI도 2%대의 시나리오를 배제하지 않고 있다.
KDI는 “구조개혁 정책이 원활하게 추진되지 못하거나 통화 및 재정정책이 저물가의 고착화라는 경제 하방위험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운용되지 않을 경우 올해 경제 성장률은 2%대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러면서 냉정한 현실 판단과 함께 강력한 통화, 재정, 환율 정책을 동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오 특임교수는 “최근 정부가 낙관적으로 경제를 보는 견해는 잘못”이라고 지적한 뒤 “단기적으로 통화, 재정, 환율 정책을 확장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위원은 “현 상황에서 묘수는 없지만 한은에서 금리를 한번 더 내려도 좋을 듯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