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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AIIB 가입 거부된 北, 금융 신뢰 회복계기 삼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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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15. 03. 31. 14:00

북한이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가입하려 했으나 중국의 거부로 가입이 무산된 것으로 보도됐다. 영국 인터넷 경제매체인 이머징마켓은 30일 북한이 지난 2월 특사를 보내 진리췬 AIIB 임시사무국 사무국장에게 AIIB 가입 의사를 전달했지만 가입 불가 통보를 받았다는 것이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31일 이머징마켓을 인용해 이런 사실을 보도했다. 중국을 믿었던 북한으로서는 충격이 클 것이다.

북한의 가입 의사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은 북한의 금융·경제체제가 국제기구에 참여할 수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니콜라스 에버스타트 미국기업연구소(AEI) 연구원은 미국 등 서방국가들이 AIIB의 투명성에 의구심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이 북한의 가입 요청을 받아들일 수 없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북한을 받아들일 경우 AIIB의 투명성에 더 큰 의문이 제기된다는 것을 중국이 알고 있었다는 얘기다.

북한은 AIIB 가입 좌절로 당혹스러워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할 때 자신들이 요청하면 당연히 AIIB의 멤버가 될 것으로 여겼는지도 모른다. 북한은 지난 1997년 10월 국제통화기금(IMF)에 가입하려고 했으나 '가입 부적격' 판정을 받은 일이 있다. 문제는 북한의 금융 경제 시스템이 IMF 가입을 희망할 때나 20여년이 지나 AIIB 가입을 원할 때나 별로 달라진 게 없다는 점이다. 국제사회로부터 불신을 받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다.

AIIB는 중국이 주도하는 자본금 1000억 달러의 글로벌 금융기구다. 미국의 맹방인 영국 호주 한국 등 46개국이 참여했다. 

참여국들은 중국과의 경제협력을 위해 가입은 하지만 중국의 과다지분과 투명성에 의구심을 보내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런 와중에 국제 금융시장에서 따돌림 받고 있는 북한이 가입을 요청했을 때 중국으로서는 단호히 거부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중국은 AIIB 가입국을 늘려야 되고 이를 위해서는 투명성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북한은 AIIB 가입이 거부된 것을 금융시스템을 바꾸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진정한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려면 국제사회에서 통용되는 금융시스템이 작동해야 하는 데 북한의 상황은 전혀 그렇지 않다. 

북한이 경제를 살리고 싶다면 먼저 주변국과 경제교류를 강화하고 AIIB, IMF 등 국제기구의 회원으로 활동해야 한다. 금융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말이다. 금융시스템을 국제화하지 않는다면 북한은 글로벌 금융무대에서 계속 외톨이로 남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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