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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사드와 AIIB, 공론화해서 국민의견 수렴하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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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15. 03. 17. 13:45

한반도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상당히 난처한 입장에 처했다. 미국은 한국에 대해 한반도에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제인 사드 (THAAD) 배치를 원하면서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AIIB)에 가입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반대로 중국은 한반도 사드배치를 반대하면서 한국이 AIIB에 가입하기 바라고 있다. 두 강대국이 이해가 한반도에서 충돌하는 것 같은 모양새다. 정부로서도 사드와 AIIB가 아주 중요한 문제라 어떤 결정을 하기가 참으로 힘들 것이다.

중국의 류젠차오 외교부 부장조리는 16일 사드문제에 우려를 표명했다. 류 부장조리는 서울에서 외무부 차관보를 만난 후 중국 측 생각을 한국에 알려줬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한국이 사드 문제에 대해 타당한 결정을 내리기 바란다"고 말하고 "중국 측의 관심과 우려를 중시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 말은 한국이 사드를 배치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다. 그러면서 중국은 한국이 AIIB의 창설 멤버가 되길 희망한다고 했다. 

미국도 같은 날 러셀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서울에 왔다. 러셀의 방한은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를 위문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17일 외교 당국자와 만날 때 어떤 형태로든 사드 얘기가 나올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미국은 주한 미군에 사드 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사드와 관련 여러 관계자가 필요성을 제기해 왔다. 미국은 또 한국이 AIIB에 가입하는 것을 바라지 않고 있다. 이미 영국이 AIIB에 가입키로 해 미국으로서는 더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한국의 입지는 참으로 어렵다. 난처하다는 말이 맞을 것이다. 미국이 추진하는 사드는 북핵문제 등을 고려할 때 우리 안보와 직결된 것이다. 중국이 추진하는 AIIB는 우리 경제와 직결된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미국과 사드를 통해 안보를 챙기고, 중국과 AIIB를 통해 경제적 실리를 챙기는 게 최선의 방법이지만 두 나라가 경쟁관계에 있어 어떤 결정을 내리기가 어려울 것이다. 우리 정부의 판단이 그만큼 신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충분히 이해하게 된다.

우리는 이제 선택을 해야 한다. 사드에 대한 입장도 정리해야 하고, AIIB도 방향을 정해야 한다. 고도의 전략으로 양쪽이 다 좋은 방법을 찾아야 한다. 미국과 중국이 우리에게 구애하는 것을 잘 이용하면 실리를 챙길 수 도 있을 것이다. 정부와 정치권, 군사, 외교 및 경제전문가들이 이 문제에 대해 TV에서 공개 토론을 벌이고,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사드와 AIIB는 대한민국의 미래에 극히 중요한 결정이기 때문에 이 사람, 저 사람이 불쑥불쑥 자기주장을 펴는 것보다 아예 공론화해 의견을 들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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