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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비디오 아티스트 빌 비올라 작품세계 만나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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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원 기자

승인 : 2015. 03. 09. 11:42

5월 3일까지 국제갤러리..."삶에 대한 근원적 질문 던져"
빌 비올라
비디오 아티스트 빌 비올라./사진=Keith Park, 사진 제공=국제갤러리
올해 가장 주목받는 전시 중 하나인 세계적 비디오 예술 거장 빌 비올라(64)의 개인전이 서울 종로 삼청로에 있는 국제갤러리에서 5월 3일까지 열린다.

비올라는 전시가 시작된 5일 기자들과 만나 “부처도 삶은 고통의 연속이라고 했다. 고통은 인간이 반드시 겪어야 하는 것”이라며 “삶이나 인간 존재에는 심오한 무엇인가가 있다고 생각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보이지 않는 그 무엇이 내면에 더 크게 자리 잡는다”고 자신의 인생철학을 밝혔다.

뉴욕 출신인 그는 1995년 베니스(베네치아) 비엔날레에서 미국관을 대표하는 작가로 선정됐고 이후 미국 휘트니미술관, 일본 모리미술관 등에 이어 지난해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비디오 아트의 선구자 백남준 생전에 조수로 활동하기도 한 비올라는 테크놀로지를 이용해 정신적, 심리적 의식의 흐름을 탐구하면서 고유의 작품을 선보여왔다.
이번에는 최근 2년간 작업한 7개 영상작품과 새롭게 소개되는 이전 주요작품을 국제갤러리 2관과 3관에서 만날 수 있다.

그 중 하나인 ‘내적 통로’(Inner Passage)에선 한 남성이 사막을 배경으로 계속 걷고 있다.

때로는 뒷모습을 보인 채 점처럼 작아질 때까지 걷는다. 화면 속 아지랑이 핀 곳으로 그가 사라져가는 것 같지만, 그는 엄연히 존재한다.

‘조우’(The Encounter)라는 작품에서는 두 여성이 걷고 있다. 물 위에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어디인지 알 수 없는 땅 위를 걷는 것도 같다.

이들의 움직임은 느리다. 팔다리의 움직임에선 그래서 곡선이 평소보다 더 느껴지고 배경과 어우러져 전체 모습에서 구도자의 삶을 연상시킨다.

삶에 대해 근원적이고 존재론적 질문을 던지는 그의 작품은 관람객에 따라 삶의 자세와 연관지어 바라볼 수 있다.

2014년 5월 영국 런던의 세인트폴 성당에서 선보였다는 비디오 설치작업 ‘순교자(흙, 공기, 불, 물)’ 시리즈 중 하나인 ‘물의 순교자’(Water Martyr)도 이번에 소개된다.

거꾸로 매달린 인물에게 물이 위에서 강하게 쏟아져 내린다. 영상은 이번에도 그 움직임을 느린 동작으로 보여준다.

대형 스크린에 보여주는 ‘도치된 탄생’(Inverted Birth)은 여러 액체를 번갈아 뒤집어쓰며 나중에는 정화되는 듯한 인물을 비춘다.

등장하는 배우들은 눈빛, 손의 움직임 등 미세한 연기로 작품의 메시지를 함께 전하는 것 같았다.

비올라는 “순교자의 그리스 어원은 ‘증인’을 의미했다”며 “요즘 매스미디어는 타인의 고통을 지켜보게 할뿐 행동을 취하도록 하지는 않는다”고 바라봤다.

그는 이를 통해 인간의 인내와 그 가치, 희생에 대해 얘기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빌 비올라 The Encounter 2
The Encounter, 2012 비디오/사운드 설치, 배우 Genevieve Anderson, Joan Chodorow, 사진 Kira Perov, 사진제공 국제갤러리
전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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