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3일' 창신동 문구완구 골목 |
서울시 종로구 창신동 한편에는 아이들의 학용품과 장난감을 파는 전문 도매상가들이 몰려있다. 길이 200m의 골목 양옆으로 다닥다닥 붙어있는 120여 개의 점포들. 이곳은 1960년대 동대문 역전에서 낱개로 볼펜을 팔던 게 시초가 되어 현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문구완구 전문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80~90년대에는 전국 각지에서 물건을 떼러 온 중간상들의 차량이 수백미터씩 줄을 섰다고 한다.
그런 이 골목에 언제부턴가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지기 시작했다. 컴퓨터와 스마트폰의 발달, 저출산으로 인한 학생 수의 감소로 문구류의 소비가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형 마트에서 문구류를 팔기 시작하면서 결정적인 타격을 받았다. 등하굣길 학교 앞 문방구에 들러 학용품과 장난감을 사던 아이들이 주말마다 마트에서 학용품을 준비하는 식으로 소비패턴이 달라진 것이다.
그 결과 학교 앞 문방구는 1998년 2만 6285개에서 2013년 1만 3496개로, 15년만에 절반이 줄었다. 그나마도 창신동 문구완구 골목은 시중보다 3, 40% 저렴하고, 커다란 문구단지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데. 그렇지만 동네 문방구가 사라져가는 탓에 이곳 역시 물건을 댈 곳이 줄고 거래처가 끊기는 등 나날이 어려워지고 있다.
시장의 활기, 그 너머에 담긴 우리시대 문방구 아저씨 아주머니들의 남모를 애환. 작은 가게가 다시 아이들의 발길로 분주해지기를 꿈꾸는 창신동 문구완구 골목의 3일이다.
한산하던 창신동 문구완구 골목은 주말이면 아이들의 손을 잡고 가족나들이를 나선 손님들로 북적인다. 이런 날 대목을 맞는 가게가 바로 완구 가게. 어른들 눈엔 비슷비슷해 보이지만, 알고 보면 아이들 장난감만큼 유행을 타는 것이 없다. 때문에 주말이면 창신동은 카봇, 또봇, 파워레인저 티라노킹 등 아이들의 혼을 쏙 빼놓는 ‘신상’ 장난감들이 총출동한다. 거리 곳곳은 장난감을 사달라고 조르는 아이들, 이를 달래느라 진땀을 빼는 부모들로 진풍경을 이룬다.
사실 부모보다 더욱 난감한 이들은 손주 선물을 사러 온 할머니 할아버지들. 종류만도 수천 가지인 장난감들 사이에서 무엇을 고를지 몰라 여기저기 전화를 걸어 ‘장난감 상담(?)’을 받기에 바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