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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난 주량 만큼 줄어든 기억…알코올성 치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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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영 의학전문기자

승인 : 2015. 02. 18. 05:00

치매 노인이 갈수록 늘고 있다. 다양한 치매 원인 중 알코올성 치매는 진행속도가 빠른데다 방치하면 단기간에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해야 한다.

1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치매 진료인원은 2009년 약 21만 7000명에서 2013년 약 40만 5000명으로 5년간 약 18만 9000명(87.2%)이 증가했다. 이 기간 연평균 증가율은 17%에 달한다.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최수련 원장은 “치매 환자 증가 속도만 보더라도 치매는 이제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면서 “특히 65세 이상 노인 인구에서 치매 환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2012년을 기준으로 9.18%에 달했는데, 이는 열 명 중 한 명꼴로 치매를 앓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 치매 초기 증상 놓치지 말아야
치매는 퇴행성(알츠하이머) 치매·혈관성 치매·음주나 여러 종류의 기타 질환에 의한 치매 등이 있다. 그 중 알코올성 치매는 진행 속도가 매우 빠르고 방치할 경우 짧은 기간에도 급격하게 악화될 수 있어 더욱 주의해야 한다.

알코올성 치매는 알코올 독성으로 뇌의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 부위가 손상돼 발생한다. 이른바 필름이 끊기는 블랙아웃 증상이 잦아지거나 술을 마시지 않은 상태에서 건망증이 심해지는 단기 기억장애가 생긴다면 알코올성 치매를 의심해야 한다.

성격이 거칠어지거나 화를 내는 등 폭력적인 행동 역시 주요 증상 중 하나. 알코올성 치매는 감정을 조절하는 전두엽 쪽에서 먼저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

알코올은 대부분의 치매 발생에 90% 이상 직·간접적으로 관련돼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 만성적인 음주 습관은 뇌세포를 파괴하고 궁극적으로는 뇌의 용적 자체를 줄어들게 만들어 결국 전반적인 뇌의 기능을 떨어뜨리게 된다.

최 원장은 “알코올성 치매는 영구적인 뇌의 손상을 초래할 수 있고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회복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며 “따라서 초기 증상을 놓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 60대 이상, 알코올성 치매 조심해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60대 남성이 술로 인한 알코올 정신장애에 가장 많이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음주 기간이 긴데다 은퇴시기와 맞물려 정신적 스트레스를 술로 푼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독거노인의 경우 외로움을 술로 달래다 알코올성 치매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결국 음주가 알코올성 치매를 유발한다는 점에서 술만 마시지 않아도 충분히 예방가능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과도한 음주로 인해 이미 뇌의 기질적 변화가 일어난 상태라면 더 이상 개인의 의지만으로는 술을 줄이거나 끊기 어렵다. 이때에는 더 늦기 전에 가까운 알코올 상담 센터나 알코올 질환 전문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김시영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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