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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후 건설 산업은 외형적·양적 확대라는 면에서 커다란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낮은 수준의 품질과 안전불감증이라는그림자도 따라왔다. 이는 건설업이 돈 먹는 하마 또는 투자 규모 대비 국민 삶의 질 향상과는 무관한 산업으로 왜곡되고 폄하되는데 일조했다.
이 때문에 이를 바로 잡고 앞으로 건설 산업이 도약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몇가지 노력이 요구된다.
무엇보다 국가기준에 따라서 일정 수준 이상의 품질을 최소한으로 요구하는 특성에도 불구하고 같은 건설사업의 낙찰률 차이가 수십 % 발생하게 만드는 건설사업 발주체계도 시급히 정상화해야 할 과제다. 또한 아무런 경쟁적요소가 없어서 운에 의해 나눠 먹기식의 발주 체계도 바람직하지 않다. 즉 제 값을 지불하고 그 값에 맞는 품질과 장수명을 보장하는 시설물 품질 보증 제도의 강화가 필요하다. 특히 발주자는 해당 사업에 요구되는 성능과 수명 그리고 품질을 설정하고 이에 적정한 가격을 보장해야 한다. 또한 입낙찰 과정 전반에 대한 책임과 권한을 부여하는 체계가 이루어져야 한다.
해외건설 시장진출 활성화를 위해서는 수주 규모중심의 정책이 아닌 외화 가득률을 높이고 업체 수익성을 확보하는 산업정책 전환이 필요하다. 단순 시공위주의 사업이 아닌 기획부터 시작해 전체 사업의 전주기적 사업수행능력 확보와 함께 고도의 설계·컨설팅·사업관리 부문의 경쟁력 강화 노력이 필요한 때다. 또한 높은 기술력을 기반으로 하는 중소 전문 건설업체 들의 해외진출을 활성화하는 노력도 병행하고 국내 업체 간의 저가 경쟁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정책도 강력하게 추진해 나가야 한다.
국내 건설이 갖고 있던 통찰력과 혁신을 기반으로 기술 개발도 공동으로 모색해야 할 것이다. 건설에 쓰이는 주요 자재는 수백년간 지속적으로 사용되고 나틈(NATM) 등 최신 터널공법도 개발에서 상용화까지 30년 이상이 소요되는 특성이 있다. 따라서 미래의 건설을 위해 요구되는 건설기술개발 대상들은 지금 바로 개발에 착수하여도 빠른 것이 아닌 것이다.
대외 경쟁력확보를 위해서 지금부터라도 신경써야 하는 건설기술은 콘크리트와 강구조물을 대체할 수 있는 자재와 무사고 지향의 지능형 자재, 이상 기후 등에 대비하는 환경건축기술 등 다양하다.
국민들은 시설물과 도시의 모습을 통해 미래를 전망하고 꿈꾼다. 따라서 미래에 대한 건설부문의 통찰력을 통하여 새롭고 혁신적인 국가와 도시를 구축하기 위한 건설기술개발과 산업 구조개편 노력이 요구된다.
국민들의 꿈과 미래를 보여줘야 하는 건설산업의 역할은 여전히 크다. 어떤 주거시설에서 어떤 교통시설을 통해 국가의 건설문화를 발전시킬지 고민해야 할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