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의정부지법 민사1부(박우종 부장판사)는 A씨(25)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의 항소심에서 “정부는 A씨에게 1200만원을 배상하라”는 내용의 강제조정 결정을 내렸다.
강제조정은 재판부가 직권으로 화해 조건을 제시하고 원·피고가 2주 이내에 이의 신청을 하지 않으면 그 내용을 확정하는 것으로, 판결과 같은 효력을 지닌다.
2011년 10월 군에 입대한 A씨는 나날이 허리 통증이 심해지는 것을 느꼈다. 허리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입대한 데다 고된 훈련이 반복되면서 건강이 악화한 A씨는 결국 국군병원에서 척추수술을 받았다.
수술을 받은 A씨 이후 가슴과 배 부근에 욕창이 생기기 시작했다. 지름 10㎝ 정도 되는 상처들이 곳곳에 나타났다.
A씨 측은 수술을 한 군의관의 과실로 욕창이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군의관이 수술 받침대에 A씨 몸을 제대로 고정하지 않아 피부가 받침대 바닥에 쓸렸다는 주장이었다.
수술 중 계속되는 마찰로 생긴 상처가 욕창으로 번졌다는 것이다.
1심은 진로기록 및 사실조회 등을 통해 A씨측 주장을 인정하고 손해배상금 1520여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정상적으로 수술 받침대를 사용했다면 피부가 괴사하는 욕창이 발생할 수는 없고, A씨가 특별히 과체중이거나 민감함 피부를 가지고 있어 마찰에 취약했다고 볼 증거도 없다는 이유에서다.
2심도 군의관의 과실을 인정하되 A씨의 피해수준 등을 함께 고려해 1심 배상금보다 300만원 가량을 낮춰 강제 조정 결정을 내렸다.
A씨와 정부 측은 모두 이의 신청을 하지 않아 결정은 그대로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