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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 ‘남양유업 사태’가 아니더라도 대부분의 프랜차이즈 전문가와 언론은 프랜차이즈 본사의 탐욕과 부도덕성을 질타한다. ‘을’인 가맹점주는 늘 옳고, ‘갑’인 프랜차이즈 본사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다. 과연 그럴까?
필자는 2008년 대학 강단을 떠나 사업을 하면서 ‘악덕한’ 프랜차이즈가 아닌 ‘착한’ 프랜차이즈 본사를 만들고자 결심했다. 불과 몇 년 만에 브랜드 파워 1위를 만들고, 가맹점 매출 증진을 위해 의무 홍보비의 10배가 넘는 돈을 지출했다. ‘가맹점이 살아야 본사가 산다’라는 신념을 가지고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몇 년도 안 돼 프랜차이즈 본사는 문을 닫아야 했다. 프랜차이즈 사업에 실패한 것은 필자의 무능이 가장 큰 원인임에 틀림이 없다. 하지만 착한 프랜차이즈 본사를 만들겠다는 필자가 너무 순진했던 측면도 있다.
예컨대 배달앱(배달의 민족·요기요·배달통 등)에 음식점 배달업체들이 지불하는 수수료에 대해 엄청난 폭리라고 볼멘소리를 한다. 음식점 업체들은 배달앱을 통하지 않으면 스스로 전단지를 뿌리는 등의 홍보를 해야 한다. 이것을 계산에 넣지 않고 배달앱의 폭리만 얘기하는 것이다. 배달앱 본사의 TV광고는 ‘땅을 파서’ 하는 것인가.
사람들은 흔히 프랜차이즈 본사는 늘 탐욕스러워서 엄청난 돈을 번다고 착각한다. 또한 본사가 엄청난 유통마진을 챙겨 가맹점이 남는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본사 몰래 저가의 타사 원자재를 구입하거나 매출을 누락시키면서도 죄책감을 가지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생각보다 프랜차이즈 본사의 수익구조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 문제는 본사의 재정상태가 좋지 않아도 이런 사실을 밝힐 수 없다는 데 있다.
프랜차이즈 사업은 사회적 평판에 아주 취약해 ‘깨지기 쉬운 유리창’과 같다. 특히 온라인 평판이 나빠진 경우 매출 감소는 물론 가맹점주 모집에도 커다란 차질이 생기게 된다. 이런 점을 잘 알고 있는 불만을 가진 일부 가맹점주는 자신의 이익을 관철시키기 위해 비도덕적인 행위도 서슴지 않는다. 본사에게 협박을 하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거나 무분별한 민형사 소송을 남발하기도 한다. 심지어 누워서 침 뱉기식으로 안티카페를 만들어 본사를 압박하는 가맹점주도 있다. 채무가 있는 가맹점주가 채권자인 본사를 형사고소하는 적반하장식의 사례도 있다. 세상에는 별의별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다.
착한 프랜차이즈는 없다. 왜냐하면 ‘착한’ 프랜차이즈 본사는 망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