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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변요한 “아직 나는 ‘미생’…대한민국에 꼭 필요한 배우 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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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희 기자

승인 : 2015. 01. 16. 06:00

변요한/사진=김태우 기자 thfo334@
지난달 인기리에 종영한 tvN '미생'(극본 정윤정, 연출 김원석) 속 캐릭터들은 평범하지만 각기 다른 성향과 개성을 드러내 많은 시청자들로부터 사랑 받았다. 그중에서도 특히 눈에 띄었던 인물이 바로, 배우 변요한이 연기한 한석율이었다.

변요한은 '미생'에서 때와 상대를 불문하는 강력한 친화력을 지닌, 얄미운 듯 하면서도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신입사원 한석율 역을 맡아 열연했다. 그는 늘 에너지와 장난기가 넘치지만 동기들을 챙길 때만큼은 누구보다도 자상하고 진정성 있는 모습을 드러냈다. 아무나 소화할 수 없는 5:5 가르마와 단발머리, 독특한 아이템들이 돋보이는 한석율만의 정장 패션도 눈길을 사로잡았다.

직접 만난 변요한은 드라마 속 한석율과 놀라울 정도로 달랐다. 낯가림이 심한 듯 수줍은 미소를 띠며 등장한 변요한은 시종일관 차분하고 조용하게 인터뷰에 응했다. 하지만 조근조근 말하면서도 할 말은 다 하는, 간혹 농을 던지고도 스스로 민망한지 고개를 푹 숙이며 웃는 모습에서 한석율과는 또 다른 배우 변요한만의 매력이 느껴졌다.

"친해지면 먼저 다가가서 장난도 많이 치는데, 낯을 좀 많이 가리는 편이에요. '미생'과 한석율이 대중들로부터 상상 이상의 큰 사랑을 받은 만큼 진중한 자세로 그 사랑에 감사해하고 보답해야 한다는 생각도 있기에 요즘은 특히나 더 들뜨지 않으려고 스스로를 돌아보고 있어요. 인기요? 별로 실감 안 나요. '미생'이 워낙 인기 있었기 때문에 저한테도 관심을 주시는 분들이 늘어난 정도라고 생각해요. 확실히 얼굴을 알아봐주시는 분들이 많아지긴 했지만, 무대 위가 아니면 빛나고 싶은 마음이 없기 때문에 부스스한 머리로도 밖에 잘 돌아다녀요."

변요한이 동명의 웹툰을 드라마화한 '미생' 속 한석율을 연기하면서 가장 고민한 부분은 '웹툰 속 인물이 3D로 움직이게 만들려면 어떤 부분을 캐치해야 할까'라는 점이었다. 웹툰을 보면서 한석율 자체를 보다 깊이 이해하기 위해 철저히 분석했지만 그럼에도 직접 연기를 하는 부분에 대한 부담감은 있었다. 하지만 현장에서 함께 호흡을 맞추는 선후배 및 동료 배우들을 믿고 촬영에 들어가니 금세 몰입할 수 있었다. '역시 현장이지 말입니다'라는 한석율의 명대사가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배우들 간의 호흡이 정말 좋았어요. 현장에 있는 모든 배우들을 존경했고 사랑했어요. 앞으로도 매일 매일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로요. 그분들 덕분에 한석율을 더 매력적으로 그려낼 수 있었고요. 물론 아쉬운 부분도 있죠. 항상 제 연기가 만족스럽진 못해요. 하지만 선배님들이 말씀하시기를, 연기가 아쉽지 않으면 그건 곧 배우로서 끝난 거라고 하시더라고요. 아무리 프로라고 해도 완벽할 순 없는 거잖아요. 우린 아직 모두 '미생'이라는 말처럼."

드라마가 큰 인기를 끌며 변요한에게도 갑작스러운 관심이 쏟아졌고, 이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만큼 불안감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사진 한 장만 올려도 기사화되는 현상이 당황스러워, 'SNS를 그만둬야 하나'라는 생각까지 했다. 하지만 지금의 변요한은 그런 관심들을 두려워하지 않고 감사히 받아들이되, 절대 그것에 취하거나 자신의 중심을 잃지 않겠다는 자세로 임하고 있다.

"제 삶의 첫 번째 목표는 인성이 바른 사람이 되는 거예요. 아무리 연기를 잘한다고 해도, 배우이기 이전에 사람이 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SNS를 통해서 대중과 더 친하고 편안하게 소통하고 싶은 마음도 있고요. 배우라고 해서 신비주의를 고수하는 건 별로 좋지 않은 것 같아요. 배우로서는, 유명하고 인기 있기보다는 '대한민국에 꼭 필요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게 어떤 건지 구체적으로 말하려면 사실 잘 모르겠지만 필요하다는 그 말 자체가 저는 참 좋더라고요. 당장 급하게 새로운 작품을 하겠다는 욕심을 부리기보다는 제가 충분히 새 역할을 이해할 준비가 됐을 때 편한 마음으로 차기작에 들어가고 싶어요.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최선을 다해 살고 힘들 땐 이승열의 '날아'를 들으면서 다시 기운을 내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가고 싶어요."
정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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